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8조는 응급환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응급의료종사자가 응급의료를 실시하는 기준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 조문의 핵심은 응급의료의 우선순위를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즉, 도착 순서나 보호자의 요청, 연령, 이송 거리와 같은 행정적·사회적 요인이 아니라, 환자의
임상적 중증도(clinical acuity)가 최우선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응급의료 현장에서 다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은
다수 사상자 사고(multiple-casualty incident)로 분류되며, 이때는 제한된 의료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중증도 분류(triage)가 시행됩니다. 법 제8조가 말하는 ‘상태가 더 위급한 환자부터 먼저’라는 원칙은 바로 이 중증도 분류의 기본 개념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중증도 분류의 목적은 단순히 먼저 온 환자를 먼저 보는 선착순이 아니라, 생존 가능성과 응급 처치의 시급성을 의학적으로 평가하여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근거 자료에서도 중증도 분류(triage)의 핵심은 환자의
급성도(acuity)와
불량 예후 위험(adverse outcome risk)을 예측하여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있음이 확인됩니다. IMPACT 모델 연구
[1]는 응급실에서 환자의 사망률과 불량 예후를 예측하는 핵심 지표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개별 환자의 위험 점수를 산출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응급의료종사자가 여러 환자 중 누구를 먼저 처치해야 하는지 판단할 때,
환자의 임상적 위험도와 급성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도구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즉, 법에서 말하는 ‘의학적 판단’이란 단순한 직감이 아니라 이러한 구조화된 평가에 기반한 판단을 의미합니다.
또한 Manchester Triage System(MTS)에 대한 서술적 고찰
[3]에서는 MTS가 구조화된 흐름도와 판별 기준을 통해 응급실 환자의 우선순위를 표준화하는 도구임을 설명합니다. 이는 응급환자가 다수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표준화된 중증도 분류 체계를 통해 일관된 의학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핵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8조의 ‘의학적 판단’은 이러한 표준화된 중증도 분류 도구를 활용한 객관적 평가를 전제로 합니다.
병원 전 단계에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됩니다. 남아프리카 중증도 분류 척도(SATS)를 변형한 병원 전 중증도 분류 도구의 신뢰도를 평가한 연구
[4]는 응급의료서비스(EMS) 현장에서 환자를 적절한 수준의 치료로 배분하는 데 중증도 분류 시스템이 필수적임을 보여줍니다. 다수 사상자 상황에서 응급구조사는 현장에서 즉시 환자의 생리적 지표와 손상 기전을 평가하여
치료 우선순위(priority)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연구는 병원 전 중증도 분류 도구의 신뢰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영국의 총기 대응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
[2]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의학적 훈련이 제한된 비의료인이 다수 환자의 임상적 필요 우선순위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쇄된 의사결정 지원 자료가 중증도 분류의 정확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습니다. 이는
중증도 분류가 훈련된 의료인뿐 아니라 재난 현장의 다양한 대응 인력에게도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며, 구조화된 도구가 판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응급구조사는 이러한 분류 도구를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법적으로도 의학적 판단에 따른 우선 처치 의무가 부여됩니다.
보기 1(보호자 요청), 2(연령), 3(이송 거리), 5(도착 순서)는 모두 중증도 분류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혼동 주의! 보호자의 요청이나 연령이 낮은 환자를 우선하는 것은 감정적·사회적 고려일 수 있으나, 법적 기준은 어디까지나 의학적 위급성입니다. 이송 거리가 짧거나 현장에 먼저 도착했다는 이유로 우선 처치하는 것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실제로 생명이 위급한 환자의 치료를 지연시켜 불량한 예후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8조는 이러한 비의학적 기준을 배제하고,
의학적 판단에 따른 위급도 우선 원칙을 명시함으로써 응급의료 자원이 가장 필요한 환자에게 먼저 투입되도록 보장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IMPACT: Integrated Model For Patient Acuity, Care, And Triage Efficiency In Emergency Department.일반논문Rasouli Panah H, Ijadi Maghsoodi A, Madanian S, Yu J. (2026) · DOI: 10.1007/s10916-026-02420-2
- [2]
Triage decisions of United Kingdom police firearms officers using a multiple-casualty scenario paper exercise.일반논문Kilner T, Hall FJ (2005) · DOI: 10.1017/s1049023x00002132
- [3]
Manchester Triage System: Effectiveness, Limitations, and Global Implementation-A Structured Narrative Review.일반논문Zaloznik Djordjevic J, Fekonja Z, Strnad M. (2026) · DOI: 10.3390/healthcare14162502
- [4]
An inter-rater reliability study of a modified version of SATS as a prehospital triage tool.일반논문Deshayes L, Hagiwara MA, Wladis A, Bäckström D. (2026) · DOI: 10.1186/s13049-026-016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