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의료기관의 장 등에게 신고·보고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신고 체계는 국가 감염병 감시(surveillance)의 핵심 축으로, 신고된 자료는 감염병 발생 양상 분석과 방역 정책 수립의 기초가 됩니다.
신고·보고 의무의 본질
감염병 신고 제도의 목적은 공중보건학적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여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신고 의무는
공중보건학적 위해(hazard)와 직결된 사유에 한정됩니다. 감염병환자등을 진단하거나 사체를 검안한 경우(보기 1),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자를 진단하거나 검안한 경우(보기 2), 감염병환자등이 제1급부터 제3급까지의 감염병으로 사망한 경우(보기 3)는 모두 감염병의 발생·유행 또는 백신 안전성 문제를 보건당국이 인지해야 할 공중보건학적 사건에 해당합니다. 감염병환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감염병병원체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보기 4) 역시 진단 지연으로 인한 전파 위험을 내포하므로 신고·보고 사유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반면,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보기 5)는 의료기관과 환자 간의
사법적 채권·채무 관계에 관한 사안입니다. 이는 감염병의 예방이나 관리와는 무관한 경제적 문제로, 공중보건 감시 체계에서 다룰 사유가 아닙니다. 진료비 미납은 민사적 구제 수단이나 의료급여 제도 등 별도의 행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할 사안이지, 감염병 신고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감시 체계에서 신고 자료의 활용
신고된 감염병 정보는 국가 감염병 감시 체계(National Infectious Disease Surveillance System)를 통해 수집·분석됩니다. 2024년 기준 대한민국에서는 법정 감염병
66종 중
40종이 신고되었고,
26종은 신고되지 않았습니다
[1]. 신고된 자료는 감염병 발생 건수와 사망 현황을 파악하고, 연도별·지역별·연령별 유행 양상을 분석하여 예방 및 관리 정책의 근거로 활용됩니다
[1][4]. 예컨대 장출혈성 대장균(EHEC) 감염의 경우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감시 및 역학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발생 추이, 연령 분포, 지역 분포, 식이 위험 요인, 합병증, 혈청형을 분석하여 효과적인 예방·통제 전략 수립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4].
이처럼 신고 의무는 감염병의
역학적 감시(epidemiological surveillance)라는 공중보건 목적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습니다. 진료비 미납과 같은 의료기관의 경영상·재정적 사안은 감염병 발생 양상의 파악이나 유행 차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법률상 신고·보고 사유에서 제외되는 것입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Status of Notifiable Infectious Diseases Reporting in the Republic of Korea: 2024 Surveillance Report.일반논문Ha J, Song S, Park J, Park N. (2025) · DOI: 10.56786/phwr.2025.18.49.2
- [4]
Surveillance and Epidemiological Characteristics of Enterohemorrhagic <i>Escherichia coli</i> (EHEC) Infection in the Republic of Korea.일반논문Kim DH, Seo SY, Hwang JH, Kim DS, Yang SJ, Lee H. (2026) · DOI: 10.56786/phwr.2026.19.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