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아동에게서 큰 소리에 대한 놀람 반응(startle response)이 없고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는 양상은 단순한 운동 조절 문제가 아니라 감각 입력, 특히 청각 경로의 이상을 시사한다. 뇌성마비는 전통적으로 운동 장애로 분류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여러 생리적 체계에 걸친 광범위한 조절 이상(dysregulation)을 반영한다는 증거가 축적되고 있다
[2]. 따라서 운동 기능 평가에 집중하다 보면 감각계 동반 손상을 놓치기 쉬우므로, 초기 평가 단계에서부터 청각을 포함한 감각 기능을 반드시 선별해야 한다.
청각장애를 의심해야 하는 임상적 근거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는 것은 언어적 청각 자극에 대한 인지·반응 실패를 의미한다.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것은 청각 자극에 대한 반사적 각성(reflex arousal)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말초 청각 기관이나 청신경 경로의 기능 저하를 강하게 시사한다. 청각 처리 장애(auditory processing disorder, APD)는 청력 역치가 정상 범위임에도 듣기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로 정의되며, 배경 소음 속에서 듣기, 빠른 말 이해하기, 복잡한 지시 따르기 등에 어려움을 보인다
[1]. 그러나 이 아동의 경우 단순한 처리 장애를 넘어 기본적인 청각 자극 자체에 대한 반응이 소실되어 있어, 감각신경성 난청(sensorineural hearing loss)을 포함한 청각장애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뇌성마비 아동에서 청각장애가 동반될 수 있는 기전으로는 선천성 감염이 중요하다. 선천성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cCMV) 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영구적인 아동기 청력 손실의 주요 원인이며, 감각신경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3]. cCMV 관련 청력 손실은 출생 시부터 존재할 수도 있고 생후
5년 이내에 지연 발생할 수도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될 수 있다
[3]. 따라서 뇌성마비로 진단된 아동이라도 청각 선별검사에서 정상이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고, 발달 과정에서 청각 반응이 의심스러우면 재평가가 필요하다.
다른 보기와의 감별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에서도 이름에 대한 반응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나, 이는 청각 경로 자체의 손상보다 사회적 관심과 상호작용의 결여에서 비롯된다. 큰 소리에 대한 놀람 반응은 일반적으로 보존되는 경우가 많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청각 처리의 어려움을 동반할 수 있으나
[1], 기본적인 청각 자극에 대한 반사적 반응이 소실되지는 않는다. 지적장애는 정보 처리와 반응의 지연을 보일 수 있지만, 큰 소리에 대한 반사적 놀람은 신경학적으로 보존된다. 시각장애는 청각 자극에 대한 반응 소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신경유전질환 중에는 신경계와 청각계에 공통적으로 취약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최근 유전자 발견들은 신경 조직과 청각 조직이 공유하는 취약성 기전을 밝히고 있으며, 이는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발달장애에서 청각 손상이 동반될 수 있는 생물학적 배경을 뒷받침한다
[4]. 따라서 운동 장애가 주된 진단명이라 하더라도 청각을 포함한 감각계 평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임상에서는 뇌성마비 아동이 큰 소리에 놀라지 않고 이름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청각장애를 최우선으로 의심하고 청성뇌간반응(auditory brainstem response, ABR) 검사와 이비인후과적 정밀 평가를 의뢰해야 한다. 청력 손실이 확인되면 조기에 보청기나 인공와우 같은 중재를 적용하여 언어 발달과 의사소통 능력의 이차적 지연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Understanding Auditory Processing Disorder: A Narrative Review.일반논문Alanazi AA. (2023) · DOI: 10.4103/sjmms.sjmms_218_23
- [2]
Neuromodulatory strategies overcome multiple inevitable impairments of cerebral palsy.일반논문Hastings SD, Zhong H, Kijima K, Gonnella C, Gonnella J, Lee DJ, Liu C, Gerasimenko YP, Edgerton VR, Johnson CA. (2026) · DOI: 10.1152/jn.00518.2025
- [3]
Congenital CMV and Hearing Loss-How Does it Happen and How to Prevent it.일반논문Fowler KB. (2026) · DOI: 10.1002/rmv.70156
- [4]
Neurogenetic Disorders with Hearing Loss: Mechanisms, Classifications, and Emerging Insights.일반논문Owrang D, Vona B. (2025) · DOI: 10.1007/s11910-025-01466-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