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착태반 스펙트럼(placenta accreta spectrum, PAS)은 태반 융모가 자궁내막을 뚫고
자궁근층(myometrium)까지 비정상적으로 침윤하는 질환입니다. 정상 임신에서는 분만 후 태반이 자궁벽에서 깨끗하게 분리되지만, PAS에서는 태반이 자궁벽에 단단히 들러붙어 있어 분리 과정 자체가 실패합니다. 이때
태반 박리가 되지 않은 채 자궁벽의 혈관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대량 출혈이 발생하고, 이 출혈이 지속되면 순환혈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저혈량성 쇼크(hypovolemic shock)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PAS의 병태생리를 이해하려면 자궁내막-자궁근층 경계부의 결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정상적으로는 이 경계부에
탈락막(decidua)이 형성되어 태반 융모가 근층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제왕절개 흉터나 자궁 수술 병력이 있는 부위는 탈락막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태반 융모가 근층 깊이 침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게 됩니다. 이 때문에 PAS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이전 제왕절개와
전치태반(placenta previa)이며, 제왕절개 횟수가 늘어날수록 발생 위험이 함께 증가합니다.
혼동 주의! 보기 2번의 자궁이완(uterine atony)은 분만 후 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PAS와는 기전이 다릅니다. 자궁이완은 자궁근육이 수축하지 못해 혈관이 눌리지 않는 상태이고, PAS는 자궁 수축과 무관하게 태반이 기계적으로 분리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PAS에서 출혈이 더 위험한 이유는 자궁 수축을 촉진하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으며, 태반을 억지로 떼어내려 할 경우 오히려 출혈이 악화되고 자궁파열까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혈량이 많아지면 임상적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단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출혈 진행 단계 | 병태생리 | 임상 증상 |
|---|
| 초기 보상 단계 | 교감신경 활성화로 말초혈관 수축, 심박수 증가 | 빈맥, 창백, 차가운 피부, 불안감 |
| 보상 실패 단계 | 순환혈량 감소로 장기 관류 저하 | 저혈압, 소변량 감소, 의식 저하 |
| 쇼크 진행 단계 | 조직 저산소증과 대사성 산증 발생 | 심한 저혈압, 혼미, 다발성 장기부전 위험 |
PAS에서 출혈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그 양과 속도에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PAS로 인한 출혈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severe and sometimes life-threatening hemorrhage)에 이를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출혈을 통제하기 위해
자궁절제술(hysterectomy)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산후 출혈을 넘어, 수술 전부터 대량 수혈과 집중 치료를 준비해야 하는 응급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핵심! PAS가 의심되는 산모에서는 분만 전 초음파나 MRI로 진단을 시도하고, 분만 중 태반을 무리하게 분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태반을 억지로 떼어내면 오히려 출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자궁파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분만 전 PAS가 진단되거나 강하게 의심되면, 대량 수혈이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계획된 제왕절개와 자궁절제술을 준비하는 접근이 권고됩니다.
보기 1번 고혈압은 임신중독증(자간전증)에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며, 보기 4번 질 분비물 증가와 보기 5번 피부 가려움증은 PAS의 직접적인 임상 양상과 관련이 없습니다. PAS의 핵심 위험은 분만 시점에 집중되며,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결과가 대량 출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