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반사(spinal reflex)의 조절 여부를 기준으로 병변을 감별하는 문제입니다.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슬개건 반사 항진과 바빈스키 징후 양성이 동시에 관찰된다면, 이는 반사 회로 자체가 아니라 반사를 억제하던 중추 조절 경로가 손상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상위운동신경원 징후의 기전
운동의 시작과 조절은 대뇌겉질에서 시작하여 속섬유막(internal capsule), 뇌줄기, 척수를 거쳐 내려가는 신경망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 경로에서 운동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상위운동신경원(upper motor neuron, UMN)이며, 수의적 운동 조절의 주요 통로는 겉질척수로(corticospinal tract)와 겉질숨뇌로(corticobulbar tract)로 구성된 피라미드로(pyramidal tract)입니다. 이 피라미드로가 손상되면 상위운동신경원 병변이 되며, 특징적으로 반사 항진(hyperreflexia), 경직(spasticity), 바빈스키 징후 같은 병적 반사가 나타납니다
[1].
슬개건 반사는 척수 L2–L4 분절에서 완성되는 단순한 척수반사입니다. 정상 상태에서는 상위운동신경원이 척수 앞뿔운동신경세포에 지속적으로 억제성 조절을 가해 반사가 과도하게 나타나지 않도록 합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겉질척수로가 손상되면 이 하행성 억제가 소실되어, 같은 자극에도 슬개건 반사가 항진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말초신경, 신경근, 신경근접합부, 근육 자체의 병변은 반사 회로의 감각 입력 또는 운동 출력을 차단하므로 반사가 오히려 감소하거나 소실됩니다. 따라서 반사 항진은 말초성 병변이 아니라 반드시 상위운동신경원 병변을 시사합니다.
바빈스키 징후는 발바닥 가쪽을 자극했을 때 엄지발가락이 발등 쪽으로 벌어지는 반응입니다. 영아기에는 겉질척수로의 수초화가 완성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성인에서 관찰되면 피라미드로 손상의 확실한 징후로 해석합니다. 뇌졸중 후 겉질척수로가 손상되면 발바닥 자극에 대한 정상적인 발가락 굽힘 반응이 억제되지 못하고, 원시적인 엄지 폄 반응이 드러나게 됩니다
[1]. 이 역시 척수반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상위 조절 경로의 소실로 인한 현상입니다.
보기 감별의 핵심
신경근(척수신경근), 말초신경, 신경근접합부, 근육 자체의 병변은 모두 하위운동신경원 또는 그 효과기 경로의 손상입니다. 이 경우 반사궁(reflex arc)의 감각 구심성 섬유나 운동 원심성 섬유가 차단되므로 심부건반사는 감소하거나 소실되며, 바빈스키 징후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반사 항진과 바빈스키 징후가 동시에 양성이라는 소견은 반사 회로는 보존되어 있으나 이를 억제하는 중추 신경계의 하행성 조절이 소실된 상태, 즉 상위운동신경원 병변을 가리킵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