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외상 환자의 주된병태를 선정할 때는 퇴원요약지의 주진단 기재 여부보다, 입원 기간 중 환자에게 시행된 주된 치료 행위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병태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 응급실 내원 당시 의식 저하와 좌측 동공 산대라는 명확한 신경학적 이상 징후가 있었고, 뇌 CT에서 좌측 전두-측두부에
14 mm 두께의 급성 경막하출혈과
8 mm의 정중선 편위가 확인되었습니다. 정중선 편위는 두개강 내 공간점유병소가 뇌 실질을 반대편으로 밀어낼 만큼 압박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이 출혈이 단순한 동반 손상이 아니라 즉시 감압이 필요한 주된 병태임을 보여줍니다.
이 환자에게 응급으로 시행된 수술은 좌측 전두측두 개두술 및 경막하혈종 제거술이었습니다. 수술 기록에는 급성 경막하혈종 약
70 mL를 제거하고 활동성 출혈점을 지혈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보건행정 실무에서 주된병태는 입원을 필요하게 만든 가장 핵심적인 상태, 즉 자원 소모의 중심이 된 병태를 의미합니다. 두개골 골절이나 안면부 타박상은 입원 치료의 중심이 아니었고, 외상후발작은 입원 7일째 새로 발생한 합병증이므로 주된병태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외상성 경막하출혈은 응급 수술의 직접적인 적응증이었고 재원 기간 중 치료의 중심축이었으므로 주된병태로 선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외상성 경막하출혈의 병태생리를 보면, 두부에 가해진 급격한 가속-감속 힘에 의해 대뇌 피질에서 상시상정맥동으로 정맥혈을 배출하는 교정맥(bridging vein)이 파열되면서 경막하 공간에 출혈이 고이는 것이 가장 흔한 기전입니다. 교정맥은 경막과 지주막 사이를 지나가는 구조여서 외상 시 견인력에 취약하며, 이 환자처럼 보행 중 차량에 부딪히는 고에너지 손상에서 잘 파열됩니다. 출혈이 경막하 공간에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뇌를 직접 압박하고 두개내압을 상승시켜 의식 저하와 동공 이상을 유발합니다. 이 환자의 Glasgow Coma Scale
9점과 좌측 동공 산대는 출혈 측 공간점유 효과로 인한 중뇌 압박과 동안신경 압박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치료 원칙에서도 급성 외상성 경막하출혈은 신경학적 악화가 있거나 영상에서 유의한 혈종 두께 및 정중선 편위가 확인되면 개두술을 통한 혈종 제거가 선택됩니다. 이 환자의 혈종 두께
14 mm와 정중선 편위
8 mm는 수술적 감압이 필요한 기준에 부합하며, 실제로 응급 개두술과 혈종 제거가 이루어졌습니다. 수술 중 경막을 성상으로 절개하면 교정맥에 가해지는 추가 손상을 줄이고 뇌부종으로 인한 이환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급성 외상성 경막하출혈 수술에서 고려되는 술기입니다
[1]. 이후 환자는 의식이 명료하게 회복되었고, 입원 중 발생한 외상후발작은 항경련제로 조절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환자의 주된병태는 퇴원요약지에 기타진단으로 기재된 것과 무관하게, 입원 치료의 핵심이었던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선정해야 합니다. 두부외상은 손상의 외인(外因)을 포괄하는 상위 범주이고, 두개골 골절과 안면부 타박상은 동반 손상이며, 외상후발작은 입원 중 발생한 합병증에 해당합니다. 주된병태 선정은 진단명 나열 순서가 아니라 환자에게 제공된 주된 치료와 자원 소모의 원인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을 적용하면 정답이 명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