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공동증(syringomyelia)은 척수 중심관(central canal) 주변에 뇌척수액으로 채워진 공동(cavity)이 생기면서 주변 신경 조직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공동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는 목분절(C5~T1)이며, 이 위치에서 교차성 감각장애(dissociated sensory loss)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문제에서 통각과 온도감각은 상실되었지만 진동감각·촉각·고유감각은 정상으로 제시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각과 온도감각을 전달하는 척수시상로(spinothalamic tract)의 축삭은 해당 분절에서 바로 반대쪽으로 교차한 뒤 올라가는데, 중심관 바로 앞쪽에 있는 앞백색질교차(anterior white commissure)를 지나기 때문이다. 공동이 중심관을 중심으로 커지면 가장 먼저 이 교차 부위가 눌리므로 통각·온도감각만 선택적으로 소실된다. 반면 진동감각과 고유감각을 전달하는 뒤섬유단(dorsal column)은 같은 쪽을 그대로 타고 올라가므로 초기에는 보존된다. 척수공동증의 감각검사에서 얕은감각(통각·온도감각)은 떨어지고 깊은감각(진동·고유감각)은 정상으로 나오는 해리 양상은 국시에서 가장 빈출되는 단서이다.
자율신경계 검사에서 호르너증후군(Horner syndrome)이 양성으로 나온 점도 척수공동증의 병태생리와 정확히 연결된다. 호르너증후군은 눈꺼풀처짐(ptosis), 축동(miosis), 무한증(anhidrosis)의 세 징후로 구성되며, 눈으로 가는 교감신경 경로가 어디에서든 차단되면 발생한다. 교감신경의 눈 관련 섬유는 시상하부에서 내려와 C8~T2 척수분절의 중간외측핵(intermediolateral nucleus)에서 시냅스한 뒤 위쪽으로 올라간다. 척수공동증의 공동이 목분절과 위가슴분절을 침범하면 이 중간외측핵 또는 그 상행로가 손상되어 호르너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호르너증후군은 척수공동증에서 공동이 C8~T2 교감신경 중추를 침범했음을 시사하는 자율신경계 검사 소견이다. 근거 자료에서도 척추 수술 후 호르너증후군이 발생한 소아 증례들이 보고되었는데, 이는 척수공동증 자체의 사례는 아니지만 목가슴 이행부의 교감신경 경로가 손상되면 동일한 징후가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합병증으로 척주옆굽음증(scoliosis) 또는 척주뒤굽음증(kyphosis)이 양성이라는 정보도 척수공동증과의 연관성이 깊다. 척수공동증 환자에서 척주변형이 동반되는 기전은 공동이 목분절의 운동신경과 체성감각 경로를 침범하여 몸통 근육의 비대칭적 약화와 고유감각 입력의 불균형을 만들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근거 자료에 따르면 척수공동증과 연관된 척주옆굽음증은 특발성 척주옆굽음증과 달리 비대칭 반사(asymmetric reflexes)나 어린 발병 연령 같은 신경학적 단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놀드-키아리 기형(Arnold-Chiari malformation)이 동반된 척수공동증 환자의 척주 시상면 변화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척수공동증이 있는 군에서 척주옆굽음증과 시상면 정렬 이상이 함께 관찰되었다. 척수공동증 환자에서 척주옆굽음증이나 척주뒤굽음증이 확인되면 단순한 자세 문제가 아니라 신경학적 원인에 의한 이차성 척주변형으로 해석해야 한다.
보기의 다른 질환들과 감별하는 지점도 명확하다. 소뇌실조는 운동실조와 균형장애가 주 증상이고 감각 해리나 호르너증후군은 전형적이지 않다. 척수매독(tabes dorsalis)은 뒤섬유단과 뒤신경뿌리가 침범되어 오히려 진동감각과 고유감각이 먼저 소실되고 통각은 상대적으로 보존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다발경화증은 중추신경계의 시간적·공간적 다발성 병변이 특징이며 감각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한 분절에 국한된 교차성 감각장애와 호르너증후군이 초기부터 조합되는 경우는 드물다. 폴리오후증후군은 급성 이완성 마비 이후 수십 년이 지나 나타나는 새로운 근력약화와 피로가 주된 양상이다. 핵심! 통각·온도감각만 소실되고 진동·고유감각은 정상인 해리성 감각장애에 호르너증후군과 척주변형이 더해지면 척수공동증을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한다. 혼동 주의! 척수매독은 척수공동증과 반대로 깊은감각이 먼저 떨어지는 질환이므로 감각검사 해석에서 방향을 거꾸로 잡지 않도록 구분한다.
척수공동증 감별 포인트해리성 감각장애와 호르너증후군을 함께 볼 것
척수공동증은 목분절(C5~T1)의 중심관 주변에 공동이 생겨 앞백색질교차를 먼저 압박한다. 이 때문에 통각·온도감각은 소실되지만 진동감각·고유감각은 보존되는 해리성 감각장애가 나타난다.
공동이 C8~T2 분절의 중간외측핵을 침범하면 호르너증후군(눈꺼풀처짐, 축동, 무한증)이 동반될 수 있다. 감각 해리와 호르너증후군이 함께 관찰되면 척수공동증을 강력히 의심해야 한다.
주의
척수공동증 환자에서 척주옆굽음증이나 척주뒤굽음증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비대칭 반사나 어린 발병 연령이 함께 보이면 특발성이 아닌 신경학적 원인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