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유산(missed abortion)은 태아가 사망했음에도 자궁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자궁 안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임신 12주 이상, 특히 임신 2분기 이후에 계류유산이 발생하면 사망한 태아 조직이 자궁 내에 오래 잔류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파종혈관내응고(DIC, disseminated intravascular coagulation)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DIC는 응고 체계와 섬유소용해 체계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는 후천성 응고장애입니다. 정상 임신 자체가 이미 과응고(hypercoagulable) 상태인데, 여기에 계류유산으로 인한 사망 태아 조직의 잔류가 방아쇠(trigger)로 작용하면 균형이 쉽게 깨집니다. 사망한 태아와 태반 조직에서
트롬보플라스틴(thromboplastin) 같은 조직인자가 모체 혈액으로 유입되면 응고 연쇄반응이 광범위하게 활성화됩니다. 이로 인해 미세혈관 곳곳에 미세혈전이 생기면서 혈소판과 응고인자가 빠르게 소모되고, 이어서 섬유소용해가 항진되면서
저섬유소원혈증(hypofibrinogenemia)이 발생합니다.
결국 응고인자 고갈로 인해 오히려 심한 출혈이 나타나는 역설적 상황이 DIC의 핵심입니다.
근거 자료에서도 산과적 DIC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사산아 잔류(retained stillbirth)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망한 태아가 자궁 안에 오래 머무를수록 조직인자가 혈류로 들어갈 시간이 늘어나므로, 계류유산 진단 후에는 DIC 발생 여부를 반드시 감시해야 합니다.
핵심! 계류유산 환자에서 출혈 경향이 보이거나 혈액검사상 섬유소원(fibrinogen)이 낮아지고 PT·aPTT가 연장되면 DIC로의 진행을 의심해야 합니다.
DIC 진단에는 프로트롬빈시간(PT), 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aPTT), 트롬빈시간(thrombin time), 혈장 섬유소원 수치를 함께 확인합니다. 근거 자료에서도 단일 검사만으로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여러 검사를 조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관리의 기본은
근본 원인이 되는 사망 태아 조직을 자궁에서 제거하는 것이며, 이후에도 출혈 양상과 응고검사를 추적 관찰합니다.
| 구분 | 계류유산에서 DIC 발생 기전 | 임상적 의미 |
|---|
| 유발 요인 | 사망 태아·태반 조직의 자궁 내 잔류 | 조직인자(thromboplastin)가 모체 혈류로 유입 |
| 병태생리 | 광범위한 응고 활성화 후 응고인자·혈소판 소모 | 미세혈전 형성과 동시에 출혈 경향 발생 |
| 주요 검사 소견 | 섬유소원 감소, PT·aPTT 연장, 혈소판 감소 | 단일 검사보다 복합적 판단 필요 |
| 치료 원칙 | 자궁 내용물 제거가 최우선 | 원인 제거 후에도 응고검사 추적 관찰 |
다른 보기와 비교하면, 골반감염이나 골반혈전정맥염은 유산 후 감염성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계류유산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할 합병증은 아닙니다. 심한 탈수는 계류유산의 직접적 합병증으로 보기 어렵고, 정서 불안은 심리적 반응이지 생리적 합병증은 아닙니다.
혼동 주의! 계류유산은 외부 출혈이 거의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몸 안에서는 응고인자가 소모되는 DIC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활력징후와 출혈 양상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