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기 잡음(diastolic murmur)은 심실이 이완되어 혈액을 채우는 시기에 발생하는 잡음으로, 판막이 충분히 열리지 않는 협착(stenosis) 병변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납니다. 반대로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폐쇄부전(regurgitation)이나 판막이 수축기에 좌심방 쪽으로 밀려나는 탈출증(prolapse)은 심실이 수축하는 시기에 혈액이 역류하면서 잡음을 만들기 때문에 수축기 잡음(systolic murmur)으로 청진됩니다.
심장 주기에서 잡음이 들리는 시점은 혈류 역학(hemodynamics)의 압력 차이로 결정됩니다. 확장기에는 좌심실 압력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압력 경사(pressure gradient)가 생기고, 이때 승모판이나 삼첨판이 좁아져 있으면 혈액이 좁은 구멍을 통과하며 와류(turbulent flow)가 형성되어 잡음이 들립니다. 따라서 삼첨판막협착증(tricuspid stenosis)은 우심방에서 우심실로 혈액이 유입되는 확장기에 잡음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판막질환입니다.
핵심! 판막 질환의 잡음 시기를 나누는 가장 단순한 기준은 병태생리입니다. 협착은 혈액이 ‘지나가야 할 때(확장기)’ 잡음이 나고, 폐쇄부전은 혈액이 ‘역류할 때(수축기)’ 잡음이 납니다. 승모판막탈출증은 승모판이 수축기에 좌심방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승모판 폐쇄부전을 동반하므로 수축기 잡음, 특히 수축기 중·후기에 클릭(click)과 함께 들리는 수축기 잡음이 특징입니다.
나머지 보기를 살펴보면, 승모판막탈출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승모판막폐쇄부전증, 삼첨판막폐쇄부전증은 모두 수축기 잡음을 나타냅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좌심실이 수축하여 대동맥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시기에 좁아진 판막을 통과하며 잡음이 생기고, 승모판막폐쇄부전증과 삼첨판막폐쇄부전증은 수축기에 방실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심실에서 심방 쪽으로 혈액이 역류하면서 잡음이 발생합니다.
청진 부위와 잡음의 방사(radiation)도 감별에 활용됩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수축기 잡음은 대동맥 청진 부위에서 가장 크게 들리고 목으로 방사되는 것이 전형적입니다. 반면 삼첨판막협착증의 확장기 잡음은 흉골 좌연 하부나 검상돌기 부근에서 잘 들리며, 흡기 시 우심실로의 혈류 유입이 증가하면서 잡음이 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만 청진만으로 판막 질환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확진하기는 어려우므로, 잡음이 들리면 심장초음파(echocardiography)로 판막 구조와 혈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