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환자에서 사망을 초래하는 가장 흔한 직접 원인은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 VF)입니다. 급성 심근경색(acute myocardial infarction, AMI)이 발생하면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에 허혈(ischemia)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심근세포의 전기생리학적 성질이 급격히 불안정해집니다. 허혈 부위와 정상 부위 사이에 전위차가 생기고 재분극이 불균일해지면서
미세한 회귀성 흥분(re-entry) 회로가 다발성으로 형성되어 심실세동이 유발됩니다. 심실세동은 심실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분당 수백 회의 무질서한 전기적 떨림만 보이는 리듬으로, 사실상 심박출량이 0에 가까워져 의식 소실과 함께 수 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혼동 주의! 심인성 쇼크(cardiogenic shock)나 울혈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도 심근경색의 중대한 합병증이지만, 이들은 주로 광범위한 심근 괴사로 인해 수 시간~수일 이후에 나타나는 이차적 사망 원인입니다. 반면 심실세동은
첫 24시간 이내, 특히 증상 발생 직후부터 출현하는 초기 부정맥으로 사망의 가장 직접적인 기전입니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40~60%가 이러한 초기 부정맥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덴마크의 STEMI 환자 코호트를 분석한 논문
[4]에서 병원 도착까지 생존한 환자들 중에서도
심실세동의 발생률이
11.6%에 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현대적 관상동맥중재술(PPCI)이 보편화된 시대에도 심실세동이 여전히 흔한 합병증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심실세동의 위험인자로 젊은 연령, 심실세동의 가족력, TIMI flow grade 0(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힌 상태), 전벽경색(anterior infarction)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핵심! 심실세동은 발생 즉시 제세동(defibrillation)을 시행하지 않으면 수 분 내에 비가역적인 뇌손상과 사망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돌볼 때는
증상 발생 첫 1시간(특히 병원 전 단계)이 가장 치명적인 시간대이며, 모니터 감시와 제세동기 준비가 생존율을 좌우합니다. 심전도 모니터에서 다형심실빈맥(polymorphic VT)이나 심실세동이 관찰되면 즉시 심폐소생술과 제세동을 시행해야 합니다.
한편, 급성 심근경색의 전체 사망률 자체는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했습니다. 1926년에는 사망률이
50%에 달했으나, 관상동맥집중치료실(CCU)의 도입과 재관류 치료의 발전으로 현재는
9%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2]. STEMI의 병원 내 사망률은 등록연구 기준
7~10%, NSTEMI는 약
5%로 보고됩니다
[3]. 이러한 사망률 감소의 상당 부분은 초기 부정맥, 특히 심실세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제세동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된 데 기인합니다. 사망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심실세동의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며, 오히려 병원 도착 전 단계에서의 심실세동이 여전히 주요 사망 원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가장 먼저 대비해야 할 것은 심실세동을 포함한 악성 부정맥의 발생 가능성이며, 첫 24시간 동안의 지속적인 심전도 모니터링과 즉각적인 제세동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는 것이 사망률 감소의 핵심입니다.참고 문헌 (논문 출처)
- [2]
[Current causes of mortality in acute myocardial infarction].일반논문Hurtado Buen Abad L, Toledo G, Cárdenas M (1991)
- [3]
[Mortality of myocardial infarction].일반논문Bonnefoy E, Kirkorian G (2011) · DOI: 10.1016/j.ancard.2011.10.001
- [4]
Ventricular fibrillation and sudden cardiac death during myocardial infarction.일반논문Jabbari R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