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심부전(left heart failure)에서 관찰되는 객담의 색과 성상은 단순한 분비물 변화가 아니라 폐모세혈관쐐기압(pulmonary capillary wedge pressure) 상승으로 인한 폐울혈(pulmonary congestion)의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좌심실이 수축하거나 이완하는 기능이 떨어지면 좌심방으로 들어온 혈액을 전신으로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고, 그 압력이 역행하여 폐정맥과 폐모세혈관에 전달됩니다. 폐모세혈관 내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이 혈장교질삼투압보다 높아지면 혈장 성분이 폐포(alveolus) 안으로 밀려 나오는데, 이때 적혈구까지 함께 새어 나오면서 객담이 분홍빛을 띠게 됩니다. 여기에 호흡 시 공기와 섞이면서 거품이 생기므로
좌심부전의 전형적인 객담은 거품 섞인 분홍색(pink, frothy sputum)으로 나타납니다. [1]
기좌호흡(orthopnea)과 야간 발작성 호흡곤란(paroxysmal nocturnal dyspnea)이 함께 제시된 것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누우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하지와 복부에 머물던 정맥혈이 흉곽으로 재분포되고, 좌심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폐울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호흡곤란이 생깁니다. 밤에 잠들고 한두 시간 뒤 갑자기 숨이 차 깨어나 앉아서 숨을 쉬어야 완화되는 양상이 바로 야간 발작성 호흡곤란입니다.
핵심! 이 두 증상은 좌심부전에서 폐울혈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시사하므로, 객담 양상도 단순 기도 분비물이 아니라 폐부종(pulmonary edema)에 가까운 성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보기의 다른 객담 양상은 각각 다른 병태생리를 반영합니다. 끈적한 녹색 객담은 호중구(neutrophil)가 많이 모인 화농성 감염, 진한 녹슨색 객담은 폐렴구균(pneumococcus) 폐렴에서 적혈구가 폐포에 스며들어 헤모시데린(hemosiderin)으로 변한 경우, 악취 나는 노란색 객담은 혐기성 세균 감염이나 폐농양, 물 같은 투명한 객담은 바이러스성 기도 감염이나 알레르기 반응 초기에서 주로 관찰됩니다.
혼동 주의! 진한 녹슨색 객담도 적혈구 성분 때문에 색이 변하지만, 폐렴에서는 염증성 삼출물이 주를 이루고 거품이 많지 않으며 발열과 국소적인 호흡음 변화가 동반됩니다. 반면 좌심부전의 분홍색 객담은 거품이 많고, 폐하엽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오는 악설음(crackles)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의 증례에서도 심실 재동기화 치료(CRT)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좌심실 수축기능이 악화된 환자가 호흡곤란과 함께
거품 섞인 분홍색 객담을 보였습니다. 이는 좌심실 기능 저하가 폐울혈을 거쳐 폐포 내 체액 저류로 이어지는 경로가 실제 임상에서도 그대로 재현됨을 보여줍니다. 간호 실무에서는 객담의 색만 보고 감염으로 단정하지 말고, 환자의 호흡 양상과 체위에 따른 증상 변화, 동반된 심혈관 질환력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을 오래 앓아 온 고령 환자에서는 좌심실 이완기능 장애가 먼저 와도 비슷한 폐울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거품 섞인 분홍색 객담을 보면 즉시 산소포화도와 호흡음을 사정하고 체위를 반좌위로 유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