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보이는 반응은 퀴블러 로스(Kübler-Ross)가 제시한 죽음 적응의 심리적 단계 중 첫 번째인
부정(denial) 단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나에게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 “검사결과를 잘못 본 게 틀림없어”라는 표현은 진단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일시적 방어기제로, 환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심리적 완충 작용이다.
부정은 병리적 상태라기보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대한 정상적이고 초기의 대처 반응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시기의 간호는 환자의 부정을 교정하거나 현실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보이는 감정적 리듬을 존중하면서 이야기할 준비가 되었을 때 함께하는 것이다. 환자가 죽음이나 질병에 관한 대화를 원하지 않는 시점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대화의 초점을 다른 주제로 자연스럽게 옮겨주는 접근이 적절하다.
근거 자료
[2]는 만성 질환에 적응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수용(acceptance)’과 ‘부정(denial)’이라는 이분법적 개념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에 주의가 필요함을 지적한다. 사람들은 질병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시점에 따라 부정과 수용을 오가며, 부정처럼 보이는 반응도 환자 나름의 대처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부정 단계의 환자를 ‘교육이나 설득으로 교정해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
환자의 대처 속도와 방식을 존중하는 태도가 간호의 기본이 되어야 함을 뒷받침한다.
또한 근거 자료
[3]은 종양 전문의들이 말기 암 환자와 돌봄 목표(Goals of Care) 대화를 나눌 때 겪는 장벽을 다루고 있는데, 환자가 진단이나 예후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강행하는 것은 오히려 의사소통을 위축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부정 단계에서 죽음에 관한 대화를 강요하지 말고, 환자가 원하지 않을 때에는 다른 주제로 전환하라는 간호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혼동 주의! 보기 1번의 ‘질병 원인 및 진행과정에 대한 정보 제공’은 환자가 질병을 받아들이고 정보를 찾는 시기에 효과적일 수 있으나, 부정 단계에서는 오히려 환자의 방어기제를 위협하여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보기 2번은 분노 단계, 보기 3번은 우울 단계, 보기 4번은 수용 단계에 적합한 중재이므로 단계별 간호를 구분해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편 근거 자료
[1]은 말기 암 환자의 평화로운 수용(peaceful acceptance)이 마음챙김(mindfulness), 자기자비(self-compassion)와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는 부정 단계를 지나 환자가 질병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자원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로, 간호사가 환자의 정서적 준비 상태를 지속적으로 사정하면서 지지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환자가 보이는 부정은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적응 과정의 한 지점이므로, 간호사는 환자의 신호를 민감하게 읽으며 대화의 폭을 조절해야 한다.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Peaceful acceptance and struggle with terminal cancer: The role of mindfulness, self-compassion, and body image distress.일반논문De Vincenzo F, Quinto RM, Iani L, Durante S, Scalpelli C, Lombardo L. (2025) · DOI: 10.1017/s1478951525000094
- [2]
Acceptance and denial: implications for people adapting to chronic illness: literature review.일반논문Telford K, Kralik D, Koch T (2006) · DOI: 10.1111/j.1365-2648.2006.03942.x
- [3]
Facilitators and Barriers to Oncologists' Conduct of Goals of Care Conversations.일반논문Schulman-Green D, Lin JJ, Smith CB, Feder S, Bickell NA (2018) · DOI: 10.1177/0825859718777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