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블러 로스(Kübler-Ross)의 심리적 적응 5단계는
부정(denial) –
분노(anger) –
타협(bargaining) –
우울(depression) –
수용(acceptance) 순서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마주한 사람이 보이는 방어기제와 대처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보기에서 제시된 문장이 어떤 심리적 특성을 반영하는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협 단계의 핵심
타협 단계는 죽음을 완전히 부정하지도, 분노에 휩싸이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죽음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어느 정도 인식하면서도,
그 시점을 늦추거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조건을 내걸고 협상을 시도하는 심리적 반응이 나타납니다. 보기 3번의 “내가 착한 일을 하면 빨리 나을 수 있을 거야”는 자신의 행동 변화를 조건으로 회복이나 생명 연장을 기대하는 전형적인 타협 반응입니다. 여기에는 ‘무언가를 하면 그 대가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과적 사고가 깔려 있습니다.
오답 감별 포인트
각 보기가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기 | 반응 내용 | 해당 단계 | 감별 근거 |
|---|
| 1 | “검사결과가 잘못 되었을거야.” | 부정 |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실 자체를 거부함 |
| 2 |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거야?” | 분노 | 억울함, 원망, ‘왜 나인가’라는 분노 표출 |
| 3 | “내가 착한 일을 하면 빨리 나을 수 있을거야.” | 타협 | 조건부 행동으로 결과를 바꾸려는 협상 시도 |
| 4 | “우리 집을 처음 장만했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 수용 | 지나온 삶을 회고하고 의미를 정리하는 태도 |
| 5 | “(울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니….” | 우울 | 상실에 대한 슬픔과 무력감을 직접 표현함 |
혼동 주의! 타협과 부정은 모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은 “검사가 잘못됐다”처럼
사실 자체를 거부하는 반면, 타협은 질병이나 죽음의 존재를 인정한 상태에서
조건을 걸고 그 결과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이 다릅니다.
핵심! 타협 단계의 언어적 단서는 “~하면 ~할 수 있을 거야”, “~만 해 주신다면”처럼
조건부 문장입니다. 죽음에 직면한 환자가 신이나 의료진, 혹은 자신에게 무언가를 약속하며 생명 연장을 구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임상에서의 관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죽음의 현저성(death salience)이 높아질 때 환자들이 문화적 세계관 방어나 자존감 유지 같은 심리적 방어기제를 동원하는 양상이 확인됩니다
[1]. 타협 단계에서 보이는 ‘착한 일을 하면 나을 수 있다’는 믿음도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사건 앞에서,
스스로 통제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을 통해 심리적 불안을 낮추려는 대처 전략입니다.
또한 영성(spirituality)이나 종교적 신념은 죽음과 상실에 대한 심리적 대처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작용합니다
[3]. 타협 단계에서 환자가 기도나 종교적 실천에 의지하거나, ‘신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를 표현하는 것도 같은 심리적 기제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타협은 특정 종교에 국한되지 않으며, 의료진과의 관계에서도 “퇴원만 하게 해 주시면 약속을 지키겠다”와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호 실무 적용
타협 단계에 있는 환자를 간호할 때는 조건부 약속을 현실적으로 평가해 주기보다, 그 이면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먼저 인정해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환자가 “착한 일을 하면 나을 수 있겠죠?”라고 물을 때, 간호사는 그 말을 비현실적이라고 재단하기보다
환자가 죽음의 현실을 조금씩 인식해 가는 과정에 있다는 신호로 이해하고 경청해야 합니다. 타협은 병리적 반응이 아니라 죽음에 적응해 가는 정상적인 심리 과정의 한 단계입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Navigating mortality: exploring the dynamic changes related to cultural worldviews and self-esteem in cancer patients.일반논문Zhou J, Zhou F, Tang Y, Ma J. (2025) · DOI: 10.1186/s40359-025-03037-9
- [3]
The Role of Spirituality in Coping with the Psychological Impact of the COVID-19 Pandemic: A South African Case Study.일반논문Samlal K, Taliep N, Ismail G. (2026) · DOI: 10.1007/s10943-026-027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