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으로
prednisolone을
2년간 복용하던 환자가 일주일 전 스스로 약을 중단한 상황입니다. prednisolone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제제로, 장기간 복용하면 우리 몸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이 억제됩니다. 외부에서 스테로이드가 계속 들어오니까 부신이 ‘내가 코르티솔을 만들 필요가 없겠다’고 판단하고 생산을 멈추는 것이지요. 이 상태에서 약을 갑자기 끊으면 부신이 즉시 정상 기능을 회복하지 못해
부신기능부전(adrenal insufficiency), 특히
급성 부신위기(adrenal crisis)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환자의 활력징후와 검사 결과를 보면 전형적인 부신위기 소견입니다. 혈압이
78/44mmHg로 쇼크 상태이고, 나트륨이
127mEq/L로 저나트륨혈증, 칼륨이
5.7mEq/L로 고칼륨혈증, 혈당이
61mg/dL로 저혈당을 보입니다.
알도스테론(aldosterone) 부족은 나트륨 소실과 칼륨 저류를 일으키고,
코르티솔(cortisol) 부족은 저혈당과 혈관 긴장도 저하를 유발합니다. 구토와 복통, 심한 무력감도 부신위기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다 갑자기 중단한 환자에게 저혈압, 저나트륨혈증, 고칼륨혈증, 저혈당이 나타나면 급성 부신위기를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 우선적으로 투여할 약물은
hydrocortisone 정맥주사입니다. hydrocortisone은 코르티솔과 동일한 작용을 하면서도
mineralocorticoid 효과를 함께 가지고 있어 부족한 알도스테론 작용까지 보충할 수 있습니다. 부신위기에서는 신속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보충이 사망률을 낮추는 핵심 치료입니다.
혼동 주의! 혈압이 낮다고 norepinephrine부터 준비하고 싶을 수 있지만, 부신위기에서 쇼크의 근본 원인은 코르티솔 결핍입니다.
코르티솔은 카테콜아민에 대한 혈관 반응성을 유지하는 허용 작용(permissive effect)을 하므로, hydrocortisone 없이 승압제만 쓰면 반응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 hydrocortisone을 투여하고, 수액 보충에도 혈압이 회복되지 않을 때 승압제를 고려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혼동 주의! 칼륨이
5.7mEq/L로 높다고 calcium gluconate를 먼저 준비할 수도 있지만, calcium gluconate는 심전도 변화가 동반된 중증 고칼륨혈증에서 심근 보호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입니다. 이 환자의 고칼륨혈증은 알도스테론 결핍에 의한 것이므로 hydrocortisone 투여로 알도스테론 작용이 회복되면 칼륨도 교정됩니다. 혈당
61mg/dL도 코르티솔 결핍에 의한 저혈당이므로 포도당 보충이 필요할 수 있으나, 우선순위는 hydrocortisone입니다.
| 구분 | 급성 부신위기 | 패혈성 쇼크 |
|---|
| 핵심 기전 | 코르티솔·알도스테론 결핍 | 감염에 의한 전신 염증반응과 혈관확장 |
| 특징적 검사 | 저나트륨혈증·고칼륨혈증·저혈당 | 감염 지표 상승·젖산 상승 |
| 우선 치료 | hydrocortisone 정맥주사 | 수액 보충·항생제·승압제 |
| 과거력 단서 | 장기 스테로이드 사용 후 갑작스러운 중단 | 발열·오한·감염 병소 |
levothyroxine은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제이고, 속효성 insulin은 고칼륨혈증에서 칼륨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키는 보조 요법이지만 이 환자처럼 저혈당이 동반된 상황에서는 금기입니다.
장기 스테로이드 복용 환자가 스스로 약을 끊은 뒤 쇼크와 전해질 이상, 저혈당으로 내원했다면 hydrocortisone 정맥주사를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