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을 앞둔 조현병 대상자가 “집에 가면 무섭다”고 말하며 퇴원을 미루려는 상황은, 단순히 증상이 남아 있다는 신호라기보다
퇴원 전환기 불안(discharge transition anxiety)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급성 입원 병동에서 퇴원하는 시기는 자살 및 재입원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고위험 구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따라서 이 시기의 두려움을 “곧 사라질 증상”으로 가볍게 다루거나, 가족의 상시 감시 약속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대상자의 실제 적응 부담을 간과하게 됩니다.
조현병 대상자의 입원 생활은 증상 안정화만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의 연속성을 다시 구성해 나가는 시간 재조직화 과정을 포함합니다. 입원 중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있던 대상자라도, 병동이라는 구조화된 환경을 벗어나 집이라는 비구조화된 일상으로 돌아갈 때는 자신의 시간 감각과 생활 리듬을 스스로 다시 세워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집이 무섭다”는 표현은 환청이나 망상 같은 양성 증상의 재발이라기보다, 퇴원 후의 연속성이 불확실한 데서 오는 불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단계적 외박(graded leave)은 가장 적절한 중재입니다. 외박을 한 번에 길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부터 점진적으로 늘려 가면, 대상자는 병동의 안전 기반을 유지한 채 집이라는 환경에 조금씩 노출됩니다. 이는 퇴원이라는 급격한 전환을 피하고, 대상자가 자신의 적응 속도에 맞춰 일상 속 시간 감각과 생활 리듬을 재구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3]. 동시에 외박 후 병동으로 돌아와 경험을 나누고 문제를 조정하는 과정이 반복되므로, 퇴원 계획이 일방적으로 정해진 날짜에 맞추기보다 대상자와의 협력적 과정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1].
혼동 주의! 보기 2번(입원 연장 건의)과 5번(퇴원 후 어려움을 자세히 설명해 각오시키기)은 모두 퇴원을 ‘증상 소실 여부’나 ‘의지의 문제’로 보는 접근입니다. 그러나 근거는 퇴원 준비의 핵심을
사람 중심의 협력적 퇴원 계획(person-centred, collaborative discharge planning)으로 제시합니다
[1]. 두려움을 호소하는 대상자에게 어려움을 나열하며 각오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불안을 키우고, 입원 연장은 병동 의존을 강화해 지역사회 복귀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보기 4번(가족이 항상 곁에 있도록 약속받기)은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상자의 자율적 대처 능력 발달을 저해합니다. 조현병 대상자의 통합적 돌봄은 가족의 일방적 책임이 아니라 대상자 자신이 퇴원 후 생활에서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를 요구합니다
[4]. 가족의 지지는 중요하지만, 그것은 ‘항상 곁에 있는 감시’가 아니라 퇴원 준비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조력의 형태여야 합니다.
핵심! 퇴원을 앞둔 조현병 대상자의 두려움은 증상 재발이라기보다 전환기 적응 부담으로 볼 근거가 충분하며,
단계적 외박은 병동과 집 사이의 전환을 대상자의 속도에 맞춰 연습하게 함으로써 퇴원 후 위험을 줄이는 구조화된 중재입니다. 외박에서 돌아온 뒤의 경험을 바탕으로 퇴원 계획을 조정하는 반복적 과정이야말로 협력적 퇴원 계획의 실제 구현 방식입니다
[1][3].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Improving discharge planning from acute inpatient mental health care settings: a realist review일반논문Handley M, Hackmann C, Grünwald LM, Kaminskiy E, Wheeler C, Zeilig H, Sideri A, Dalkin S, Green A, Haighton C, Rae S. (2026) · DOI: 10.21203/rs.3.rs-10194486/v1
- [3]
Perceived temporal reorganization during psychiatric hospitalization among people with schizophrenia: a qualitative interview study.일반논문Qin Y, Mao Q, Li H, Zhang F, Wang S, Wang D, Wang J. (2026) · DOI: 10.3389/fpsyt.2026.1869125
- [4]
Real-world comprehensive care of people living with schizophrenia: recommendations across different settings and clinical stages.가이드라인Fusar-Poli P, Pillinger T, McCutcheon RA, Rangaswamy T, Asmal L, Singh SP, Oliver D, Stefanelli R, Crossley NA, Gadelha A, Lopez-Jaramillo C, Mutamba BB, Cheour M, Valencia M, Asher L, Aymerich C, Catalan A, Yon DK, Shin JI, Solmi M, Lawrie SM, Kulisewa K, Karpenko O, Ben-Zeev D, Cortese S, Lund C, Howes O, Kéri P, Sunkel C, Bonoldi I, Damiani S, Fusar-Poli L, McGorry PD, Kane JM, Correll CU. (2026) · DOI: 10.1002/wps.70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