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이 문항은 재처리 과정의 첫 단추인 세척 전 처리를 묻습니다.
정답이 두 번째인 이유를 보겠습니다. 혈액과 체액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대략 섭씨 40도를 넘기면서부터 성질이 바뀌어 굳기 시작합니다. 굳은 단백질은 금속 표면과 관강 안쪽에 막처럼 달라붙어 솔질로도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용한 기구는 오염물이 마르기 전에 찬물로 먼저 헹궈 느슨한 상태로 유지한 뒤 중앙공급실로 보냅니다. 병동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이 예비 세척입니다.
핵심 개념을 정리하겠습니다. 기구 재처리는 세척, 소독, 멸균의 순서로 진행되며 이 순서는 바뀌지 않습니다. 세척(cleaning)은 눈에 보이는 유기물을 물리적으로 없애는 단계이고, 소독(disinfection)은 아포를 제외한 미생물을 줄이는 단계이며, 멸균(sterilization)은 아포를 포함한 모든 미생물을 없애는 단계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하실 것은 세척되지 않은 기구는 멸균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표면에 남은 단백질 막이 증기나 멸균제가 미생물에 닿는 것을 막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에 멸균 포장이 되어 있어도 속은 멸균되지 않은 기구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헷갈리는 짝을 갈라 두겠습니다. 소독과 멸균입니다. 점막에 닿는 기구는 높은 수준 소독으로도 재사용할 수 있지만, 혈관이나 무균 조직에 들어가는 기구는 반드시 멸균해야 합니다. 또 하나 갈라 둘 것은 소독제와 세척제입니다. 소독제는 미생물을 죽이는 약제이고 세척제는 오염물을 떼어 내는 약제여서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세척하지 않은 기구를 소독제에 담가 두는 것은 오염물 안쪽의 미생물을 보호해 주는 셈이 됩니다.
임상에서 주의할 점입니다. 사용한 기구는 병동에 오래 두지 말고 밀폐 용기에 담아 젖은 상태로 옮기며, 이송 중 날카로운 기구에 찔리지 않도록 손상성 기구는 따로 분리합니다. 예비 세척을 할 때도 물이 튀어 점막에 닿을 수 있으므로 장갑과 방수 앞치마, 눈 보호구를 착용하십시오. 이 단계에서의 노출 사고가 의외로 자주 보고됩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