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명이나 병실 번호로 부르는 순간 대상자는 이름을 가진 개인이 아니라 사례가 되고, 이는 자기 낙인을 굳힌다. 회복의 출발점이 자신을 병 이상의 존재로 보는 데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호칭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입원 초기 면담에서 어떻게 불리기를 원하는지 짧게 묻고 기록해 팀이 함께 쓴다.
애칭이나 아이를 부르는 듯한 말투, 어머니 같은 가족 호칭은 친근해 보여도 대상자를 낮추어 대하는 인상을 주고 전문적 경계를 흐린다. 본인이 바라지도 않은 직함으로 부르는 것 역시 대상자의 뜻이 아니라 간호사의 의도가 앞선 것이다. 특히 조심할 곳은 인계와 회의처럼 대상자가 없는 자리다. 그곳에서 쓰는 말이 결국 병동 문화가 되어 대상자 앞에서도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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