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청진법으로 혈압을 잴 때 우리가 듣는 소리는 코로트코프음(Korotkoff sound)입니다. 이 소리는 커프 압력이 동맥 내 압력보다 조금 낮아지는 순간 혈액이 좁아진 혈관을 지나며 내는 소리로, 맥박이 뛰는 그 짧은 순간에만 들립니다. 커프 압력이 수축기압 바로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첫 소리가 들리고, 이완기압 아래로 내려가면 혈류가 다시 매끄러워져 소리가 사라집니다.
문제는 심장이 한 번 뛰고 다음에 뛸 때까지 시간 간격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 사이에 커프 압력이 많이 떨어져 버리면 첫 소리가 났어야 할 압력 구간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지나가게 됩니다. 초당 2~3 mmHg는 맥박이 한 번 뛰는 동안 눈금이 두세 칸만 움직이도록 하는 속도여서, 소리가 시작되는 지점과 사라지는 지점을 모두 잡아낼 수 있습니다.
빠르게 감압했을 때 오차가 어느 쪽으로 생기는지를 함께 외워 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첫 소리를 놓치면 압력이 더 내려간 뒤에야 소리를 듣게 되므로 수축기압이 실제보다 낮게 적히고, 소리가 사라지는 지점을 지나친 뒤에 알아차리면 이완기압은 실제보다 높게 적힙니다. 곧 감압이 빠를수록 두 값의 차이가 좁아 보이게 됩니다.
반대로 아주 느리게 내리면 더 정확하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커프가 오래 조이고 있으면 팔의 정맥이 울혈되어 소리가 둔해지고, 환자가 저리고 아파하면서 혈압 자체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다시 재야 할 때 커프를 완전히 풀고 잠시 기다렸다가 측정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임상에서는 감압 속도 하나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커프 폭이 팔 둘레에 비해 좁으면 혈압이 높게, 넓으면 낮게 나오고 팔이 심장보다 낮게 놓여도 값이 높게 나옵니다. 감압 속도는 여러 오차 요인 가운데 하나이므로 커프 크기와 팔의 높이를 함께 확인해야 기록한 값을 믿을 수 있습니다.
측정 절차 자체도 오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짜여 있습니다. 커프는 위팔동맥 위에 감고 팔은 심장 높이에 두며, 맥박을 짚어 대략의 수축기압을 먼저 가늠한 뒤 그보다 조금 높은 곳까지 올렸다가 내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높이 올리면 환자가 아프고, 너무 낮게 올린 채 시작하면 첫 소리가 나는 구간을 이미 지나친 뒤에 감압하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감압 속도를 아무리 잘 지켜도 기록한 값은 어긋납니다. 또한 첫 측정에서 값이 이상하면 커프를 완전히 풀고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재며, 되도록 같은 팔에서 같은 조건으로 재어 값을 견주어야 합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