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소변을 만드는 기관인 동시에 호르몬을 만들고 활성화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적혈구조혈인자를 분비해 골수에서 적혈구가 만들어지도록 자극하고, 레닌을 분비해 혈압을 조절하며, 비타민 D를 활성형으로 바꾸어 칼슘 흡수를 돕는다. 항이뇨호르몬과 알도스테론, 부갑상선호르몬은 신장에 작용하는 호르몬이지 신장이 만드는 것이 아닌 점이 함정이다.
심화 해설
신장은 흔히 소변을 만들어 노폐물을 내보내는 기관으로만 기억되지만, 실제로는 호르몬을 만들고 활성화하는 내분비 기관이기도 합니다.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왜 빈혈과 고혈압, 뼈 질환이 한꺼번에 오는지를 이해하려면 이 내분비 기능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첫째는 적혈구조혈인자(erythropoietin)입니다. 신장의 세포는 조직에 도달하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이를 감지해 적혈구조혈인자를 분비합니다. 이 호르몬이 골수에 작용하면 적혈구계 전구세포가 자라 적혈구가 더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신기능이 떨어지면 이 호르몬이 충분히 나오지 못해 빈혈이 생기며, 이를 신성 빈혈이라고 부릅니다. 출혈도 없고 철분이 특별히 부족하지도 않은데 혈색소가 낮은 만성신부전 환자를 이 기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레닌(renin)입니다. 신장으로 가는 혈류나 혈압이 떨어지면 사구체 옆에 있는 세포에서 레닌이 분비되고, 이어지는 반응을 거쳐 안지오텐신이 만들어져 혈관을 수축시키고 알도스테론 분비를 자극합니다. 그 결과 나트륨과 물이 재흡수되어 혈압이 올라갑니다. 신장 질환에서 고혈압이 흔한 이유이자, 그 고혈압이 다시 신장을 손상시키는 악순환의 출발점입니다.
셋째는 비타민 D의 활성화입니다. 피부와 음식으로 들어온 비타민 D는 간을 거친 뒤 신장에서 마지막 단계를 거쳐야 활성형이 됩니다. 이 활성형이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습니다. 신기능이 떨어지면 이 과정이 막혀 칼슘 흡수가 줄고, 인은 배설되지 못해 쌓입니다. 낮아진 칼슘과 높아진 인은 부갑상선을 계속 자극해 이차 부갑상선기능항진증과 뼈 질환으로 이어집니다.
헷갈리기 쉬운 짝도 갈라 두겠습니다. 항이뇨호르몬은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져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고, 알도스테론은 부신피질에서, 부갑상선호르몬은 부갑상선에서 분비됩니다. 이 셋은 모두 신장에 작용하는 호르몬이지 신장이 만드는 호르몬이 아닙니다. 알부민 역시 간에서 합성되며, 신장은 이것이 소변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걸러 내는 쪽입니다. 만드는 곳과 작용하는 곳을 나누어 두면 문제에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임상에서는 이 세 기능이 각각 어떤 검사와 증상으로 드러나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혈색소와 철 지표, 혈압, 혈청 칼슘과 인, 부갑상선호르몬을 한 묶음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신기능 저하가 온몸에 미치는 영향을 놓치지 않습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