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서방정(sustained release tablet)은 약물이 정해진 속도로 천천히 방출되도록 특수하게 설계된 제형입니다. 여러 시간에 걸쳐 나올 양이 한 알에 들어 있기 때문에, 이 구조를 깨뜨리면 하루치에 가까운 양이 한꺼번에 흡수되어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 결과가 약물 중독이나 심각한 부작용입니다. 그래서 서방정은 빻거나 쪼개거나 씹지 않고 그대로 삼키게 하며, 삼키기 어려운 대상자라면 간호사가 임의로 형태를 바꾸지 말고 액상 제제나 다른 제형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처방한 의사에게 의뢰해야 합니다.
부수면 안 되는 제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방금 설명한 서방정 계열로, 제품명에 서방, 지속, 조절 방출을 뜻하는 표시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하나는 장용정(enteric coated tablet)입니다. 장용정은 위산에 약물이 파괴되거나 반대로 약물이 위 점막을 자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에서는 녹지 않고 장에서 녹도록 코팅한 제형입니다. 이 코팅을 깨면 약효가 떨어지거나 위 점막 손상을 일으킵니다. 설하정도 삼키지 않고 혀 밑에서 녹여야 하는 제형이므로 부수거나 물과 함께 삼키게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부수어도 되는 것은 일반 정제와 분할선이 있는 정제입니다. 분할선이 새겨진 정제는 그 선을 따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므로 처방된 용량에 맞추어 쪼갤 수 있습니다. 다만 분할선이 있다고 해서 모든 정제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서방이나 장용 표시가 함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확실하지 않을 때는 약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임상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은 코위관을 가진 대상자입니다. 관으로 약을 넣어야 하니 무조건 가루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서방정과 장용정은 이때도 부수면 안 됩니다. 관으로 투여 가능한 다른 제형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이며, 여러 약을 함께 넣을 때는 약마다 따로 녹여 넣고 사이사이 물로 관을 씻어 내야 관 폐쇄와 약물 상호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투약 원칙과도 이어집니다. 형태를 바꾸어도 되는지 확실하지 않은 약을 임의로 처리하는 것은 정확한 약, 정확한 용량, 정확한 경로라는 기본 원칙을 동시에 어기는 일이 됩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그대로 두고 약사나 처방한 의사에게 확인한 뒤 투여하는 것이 언제나 안전한 선택입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