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적 관계의 종결 단계는 단순히 관계를 ‘끝내는’ 시간이 아니라, 그동안의 상호작용을 통해 대상자가 성취한 변화를 확인하고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 마지막 치료적 과정입니다. Peplau의 대인관계이론에서도 종결(termination) 단계는 대상자가 간호사에게 의존했던 관계를 정리하고, 배운 대처 기술을 자신의 일상에 통합하는 시기로 설명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핵심 간호활동은
대상자가 종결에 대해 느끼는 상실감이나 불안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돕고, 관계 동안 이루어낸 성과를 함께 돌아보는 것입니다.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 일차간호(primary nursing) 관계를 맺었던 간호사들의 경험을 분석한 질적연구에서도 종결은 간호사와 부모 모두에게 정서적으로 민감한 전환점으로 나타났습니다
[1]. 간호사들은 오랜 기간 형성된 신뢰 관계를 마무리할 때 부모가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을 예상하고, 관계의 끝을 갑작스럽게 맞이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1]. 이는 성인 간호, 정신간호, 지역사회 간호 등 모든 임상 영역의 치료적 의사소통 상황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혼동 주의! 종결 단계에서 간호사가 새로운 문제를 계속 찾아내 상호작용을 연장하려는 태도는 대상자의 의존성을 강화하고 독립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종결 시기를 미리 알리지 않는 것은 대상자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이별에 대한 준비 기회를 빼앗는 행위입니다. 종결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건이 아니라, 관계 초기부터 예측 가능한 목표로 설정되어야 합니다.
종결 단계의 구체적인 간호활동을 단계별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단계 | 주요 간호활동 | 임상 적용 예시 |
|---|
| 종결 준비 | 관계 초기부터 종결 시점을 예고하고, 대상자의 반응을 사정합니다 | 입원 초기부터 퇴원 계획을 공유하고, 퇴원 날짜가 가까워지면 감정을 확인합니다 |
| 감정 표현 격려 | 상실감, 불안, 고마움 등 종결과 관련된 감정을 언어화하도록 돕습니다 | “퇴원을 앞두고 어떤 마음이 드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개방형 질문을 사용합니다 |
| 성과 정리 | 관계 동안 달성한 목표와 배운 대처 기술을 함께 검토합니다 | 대상자가 스스로 해결한 문제 상황을 돌아보며 강점을 확인해 줍니다 |
| 지지체계 연결 | 종결 이후 대상자가 활용할 수 있는 지역사회 자원이나 지지체계를 안내합니다 | 퇴원 후 외래 일정, 자조모임, 상담 연락처를 구체적으로 제공합니다 |
핵심! 종결 단계에서 간호사가 개인적인 연락을 약속하는 것은 치료적 관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치료적 관계는 대상자의 건강 회복을 위해 일정 기간 형성되는 전문적 관계이므로, 종결 이후에는 대상자가 간호사 없이도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간호사의 역할입니다. 간호사와 대상자 사이의 친밀감은 치료적 목적 안에서 유지되어야 하며, 관계가 끝난 뒤의 사적 접촉은 오히려 대상자의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종결 단계에서 대상자의 증상이 다시 나타나거나 퇴행(regression) 반응을 보이더라도, 이를 이유로 종결을 즉시 취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종결에 대한 불안이 증상 재발이나 의존적 태도로 표현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그 감정을 다루는 것 자체가 종결 과정의 일부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간호사는 대상자의 퇴행을 비난하거나 관계를 연장하기보다, 현재의 감정을 수용하고 지금까지 배운 대처 전략을 다시 한번 적용해 보도록 지지해야 합니다.
NICU 간호사들의 내러티브에서도 종결은 단순한 업무 종료가 아니라, 부모가 간호사 없이도 아기를 돌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도록 돕는 교육적·정서적 과정으로 묘사되었습니다
[1]. 간호사들은 종결을 앞두고 부모의 돌봄 역량을 최종 확인하고, 부모가 느끼는 불안을 경청하며, 그동안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중요한 간호활동으로 인식했습니다
[1]. 이는 대상자의 자가간호 역량 강화라는 간호의 궁극적 목표와도 일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