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설하정(sublingual tablet)은 혀 밑 점막에 그대로 두어 녹이는 제형입니다. 혀 밑에는 얇은 점막 바로 아래로 모세혈관이 그물처럼 지나가기 때문에 약물이 위장관과 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신 순환으로 들어갑니다. 경구약이 위와 소장에서 흡수된 뒤 간을 한 번 통과하면서 상당량이 대사되어 없어지는 것을 초회통과효과(first-pass effect)라고 하는데, 설하 투여는 이 과정을 건너뛰기 때문에 같은 용량으로도 훨씬 빨리, 훨씬 높은 농도로 약효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정답은 혀 밑에 넣고 완전히 녹을 때까지 두면서 물을 마시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약이 침에 녹아 점막에 머무는 시간을 지켜 주는 것입니다. 녹는 동안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삼키면 약물이 침과 함께 식도로 내려가 결국 경구 투여가 되어 버리고, 설하 투여로 얻으려던 빠른 효과는 사라집니다. 씹거나 삼키게 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금기입니다. 환자에게는 완전히 녹을 때까지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물과 음식, 흡연을 피하도록 안내합니다.
헷갈리는 짝을 갈라 두겠습니다. 볼점막정(buccal tablet)은 볼과 잇몸 사이에 넣어 녹이는 제형으로 위치만 다를 뿐 씹거나 삼키지 않는다는 원칙은 같습니다. 반대편에는 서방정(sustained-release tablet)과 장용정(enteric-coated tablet)이 있습니다. 이 둘은 약물이 천천히 방출되도록 하거나 위산을 피해 소장에서 녹도록 겉을 입힌 제형이므로 부수거나 씹으면 하루치 약이 한꺼번에 방출되어 중독 수준의 혈중 농도가 되거나, 위 점막이 손상됩니다. 그래서 서방정과 장용정은 충분한 물과 함께 통째로 삼키게 합니다. 정리하면 설하정과 볼점막정은 녹여서 흡수, 서방정과 장용정은 그대로 삼켜서 흡수입니다.
임상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협심증 발작에 쓰는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설하정은 투여 후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어지럼이 올 수 있으므로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투여하게 하고 투여 전후로 혈압을 확인합니다. 둘째, 입안이 몹시 마른 환자는 침이 부족해 약이 녹지 않으므로 소량의 물로 구강을 적신 뒤 투여합니다. 이때도 약을 넣은 다음에는 물을 마시지 않게 해야 합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