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손상 환자에서 새롭게 증가한 경직(spasticity), 권태감(malaise), 혼탁뇨(cloudy urine)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원인은
요로감염(urinary tract infection, UTI)이다. 이 세 가지 증상은 신경인성 방광(neurogenic bladder)을 가진 척수손상 환자에서 요로감염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징후 조합이다.
척수손상 환자는 방광의 저장과 배출을 조절하는 신경 경로가 손상되어 신경인성 방광이 발생한다. 방광 배출이 불완전해지거나 카테터 사용이 필요해지면서 세균이 방광 내에 머무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요로감염은 신경인성 방광의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로, 발열성 요로감염(febrile UTI)이나 신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임상에서 우선적으로 감별해야 한다
[2].
요로감염이 경직을 악화시키는 기전은 감염이라는 전신적 스트레스가 척수 반사 회로의 흥분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척수손상 환자는 상위 운동신경원(upper motor neuron)의 억제 조절이 사라져 경직이 기저 수준으로 존재하는데, 요로감염이나 욕창, 변비 같은 내장성 자극(nociceptive visceral stimulus)이 가해지면 척수 내 반사궁이 과흥분되어 경직이 갑자기 심해진다. 따라서 기존에 안정적이던 경직이 갑자기 증가했다면 단순한 변동으로 보기보다는 숨은 감염원, 특히 요로감염을 먼저 찾는 것이 원칙이다.
혼탁뇨는 요로감염에서 소변에 백혈구와 세균, 염증 산물이 섞여 나오면서 나타나는 육안적 단서다. 권태감 역시 감염에 대한 전신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운동 증상(경직 증가)과 전신 증상(권태감), 그리고 국소 증상(혼탁뇨)이 함께 출현하는 양상은 단독 근골격계 손상이나 치료 과훈련(overtraining)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근골격계 손상은 국소 통증이나 부종, 관절가동범위 제한이 주로 나타나며, 과훈련은 피로감이나 지연성 근육통과 관련되지만 혼탁뇨를 동반하지 않는다. 경직의 정상적 변동도 대개 일시적이고 뚜렷한 전신 증상 없이 나타난다.
신경인성 방광 환자에서 요로감염은 재발이 잦고, 장기간 도뇨관을 유치한 경우 방광결석(bladder stone) 같은 이차 합병증의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4]. 따라서 척수손상 환자의 재활 과정에서 경직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원인 없이 컨디션이 저하되면 요로감염 여부를 소변검사와 배양검사로 확인하고, 필요 시 즉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재활 진행을 유지하고 이차 합병증을 예방하는 핵심 전략이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2]
Complications and Risk Factors of Neurogenic Bladder: A Delphi Consensus.가이드라인Turmel N, Chesnel C, Denys P, Game X, Amarenco G, Hentzen C. (2026) · DOI: 10.1016/j.euros.2026.02.005
- [4]
Secondary Vesical Calculi in a Young Male With Post-Gunshot Neurogenic Bladder and Prior Colostomy: A Case Report.케이스리포트Ammad SH, Meheshwari G, Ahmad W, Akram A, Amin MHJ. (2026) · DOI: 10.1002/ccr3.72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