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실한 환자의 혈역학 지표를 해석할 때는 각 수치가 의미하는 생리적 상태를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제시된 중심정맥압(CVP)
2 mmHg, 맥박
118회/분, 혈압
92/58 mmHg, 시간뇨
15 mL는 모두 저혈량(hypovolemia) 또는 저관류(hypoperfusion) 상태를 가리키는 소견입니다.
혈역학 수치의 의미
중심정맥압은 우심방으로 되돌아오는 정맥 환류량과 우심실의 충만압을 반영합니다. 정상 CVP는 보통
4~12 mmHg 범위로 보는데, 이 환자의 CVP
2 mmHg는 정맥 환류가 감소했음을 의미합니다. 복부 수술 직후라면 수술 중 출혈, 제3공간으로의 체액 이동(third-spacing), 금식에 따른 수분 섭취 제한 등으로 순환 혈량이 줄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맥박
118회/분의 빈맥은 감소한 일회박출량을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를 올리는 교감신경 반응이며, 혈압
92/58 mmHg의 저혈압은 심박출량 감소가 보상 기전으로도 충분히 유지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간뇨
15 mL는 정상 시간뇨
30 mL 이상의 절반 수준으로, 신장 관류가 저하되어 핍뇨(oliguria)가 나타난 상태입니다.
검사 수치의 의미
헤마토크리트(Hct)
52%는 정상 범위(남성 약 40~52%, 여성 약 36~48%)의 상한 또는 그 이상입니다. 출혈이 동반되지 않은 순수 탈수나 저혈량 상태에서는 혈장 성분만 감소하므로 적혈구가 상대적으로 농축되어 Hct가 상승합니다. 혈액요소질소/크레아티닌(BUN/Cr) 비율
32/1.0 mg/dL는 BUN/Cr 비가
32:1로 정상 비(
10:1~20:1)보다 높습니다. 크레아티닌이
1.0 mg/dL로 정상 범위에 있는데도 BUN만 상승한 것은 신장 자체의 손상보다는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 감소, 즉 신전성 질소혈증(prerenal azotemia)을 시사합니다. 신장 관류가 줄면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하고, 여과된 요소가 세뇨관을 통과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요소의 재흡수가 증가해 BUN이 선택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보기별 해석
1번의 우심실 부전은 CVP가 상승하는 것이 전형적입니다. 우심실이 혈액을 폐순환으로 내보내지 못하면 우심방과 정맥계에 혈액이 고여 CVP가 올라가고 경정맥 확장, 말초 부종이 나타납니다. CVP
2 mmHg로 낮은 이 환자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2번의 심낭 삼출로 인한 심실 충만 제한은 심낭압전(cardiac tamponade)의 병태생리입니다. 심낭에 액체가 차면 심실이 이완기에 충분히 확장되지 못해 CVP가 상승하고, 맥박이 빨라지며, 기이맥(paradoxical pulse)이 나타납니다. CVP가 낮은 이 환자와는 반대 소견입니다.
3번의 수액 과다는 전부하 증가, 즉 CVP 상승과 폐울혈, 말초 부종을 초래합니다. 이 환자는 CVP가 낮고 Hct가 높아 수액 과다와는 거리가 멉니다.
4번의 좌심실 후부하 증가는 전신 혈관 저항이 높아지는 상태로, 예를 들어 대동맥 협착이나 심한 고혈압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혈압이 낮고 맥박이 빠른 이 환자의 소견은 후부하 증가보다는 전부하 감소에 더 부합합니다.
5번의 순환 혈량 부족으로 인한 정맥 환류 감소가 가장 타당한 해석입니다. 복부 수술 후에는 수술 중 출혈, 불감손실(insensible loss), 수술 부위의 부종과 제3공간으로의 체액 이동, 배액 등으로 순환 혈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순환 혈량이 줄면 정맥 환류가 감소하고, 이는 CVP 하강, 심실 충만 감소, 일회박출량 감소, 보상성 빈맥, 저혈압, 신장 관류 저하로 인한 핍뇨로 이어집니다. Hct 상승과 BUN/Cr 비 상승도 이러한 저혈량 상태를 뒷받침합니다.
임상 적용
중환자실에서 복부 수술 후 환자의 혈역학을 평가할 때 CVP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맥박, 혈압, 시간뇨, Hct, BUN/Cr 비를 함께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혈량 상태는 조기에 발견하여 수액 보충으로 회복시킬 수 있지만, 방치하면 쇼크가 진행되고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수액 보충을 할 때는 과도한 수액으로 인한 폐부종이나 복강내압 상승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급성 췌장염 환자에서도 대량의 혈관 내 체액 소실이 혼합형 저혈량성·분배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때 적극적인 수액 소생술이 치료의 핵심이라는 점은 같은 병태생리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패혈성 쇼크 환자에서도 연령 보정 쇼크 지수(age-adjusted shock index) 같은 혈역학 지표의 동적 변화가 예후와 관련된다는 보고가 있어, 단일 시점의 수치보다는 시간에 따른 추이를 보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4]. 탈수 상태에서는 체액과 전해질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재수화(rehydration)가 생리적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점도 같은 원리입니다
[1].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A Review on In Vivo Research Dehydration Models and Application of Rehydration Strategies.일반논문Wang B, Wei X, Zhao X, Wang W, Deng J, Yang H. (2024) · DOI: 10.3390/nu16203566
- [2]
Intravenous fluid therapy in patients with severe acute pancreatitis admitted to the intensive care unit: a narrative review.일반논문Crosignani A, Spina S, Marrazzo F, Cimbanassi S, Malbrain MLNG, Van Regenmortel N, Fumagalli R, Langer T. (2022) · DOI: 10.1186/s13613-022-01072-y
- [4]
Influence of age-adjusted shock index trajectories on 30-day mortality for critical patients with septic shock.일반논문Yue S, Hou X, Wang Y, Xu Z, Li X, Wang J, Ye S, Wu J. (2025) · DOI: 10.3389/fmed.2025.1534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