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간호 실습에서 대상자와의 관계는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것을 넘어, 간호사 자신의 감정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의 상황은 간호사가 특정 대상자에게 병동 규칙을 완화해 줄 만큼 각별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로, 이는 간호사 자신의 무의식적 감정이나 과거 경험이 대상자에게 투영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역전이(countertransference)의 정의와 기전
역전이는 간호사나 치료자가 대상자에게 느끼는 무의식적이고 부적절한 감정적 반응을 의미합니다. 이는 간호사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현재의 대상자 관계에서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합니다. 정신역동 이론에 따르면, 역전이는 단순한 방해 요소가 아니라 대상자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임상 정보를 담고 있을 수 있습니다. Erkayıran과 Genç의 연구에서는 간호 실무에서 역전이가 의사소통, 전문적 경계, 돌봄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1].
문제 상황에서 간호사가 특정 대상자에게만 규칙을 완화해 주는 행동은 역전이의 전형적인 징후입니다. 간호사는 자신도 모르게 대상자를 특별하게 대우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이는 대상자의 필요보다 간호사 자신의 정서적 욕구가 우선된 결과입니다. Zeeck 등의 연구에서는 섭식장애 환자들이 치료자에게 강렬한 정서적 반응과 행동 충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역전이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역전이의 임상적 의미
역전이는 반드시 부정적인 현상만은 아닙니다. Gay는 자살 위험 평가에서 역전이를 임상적 방해 요소가 아니라 ‘임상적 조율(clinical attunement)’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간호사가 느끼는 죄책감, 무관심, 혹은 감정적 혼란은 대상자의 말로 표현되지 않는 내적 상태를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3]. 그러나 문제의 사례처럼 간호사가 병동 규칙을 완화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전문적 경계의 손상을 의미하므로 중재가 필요합니다.
규칙 완화는 대상자에게 일관되지 않은 치료 환경을 제공하게 되어 치료적 관계를 해칠 수 있습니다. 병동 규칙은 모든 대상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치료적 틀(therapeutic frame)의 일부입니다. 특정 대상자에게만 예외를 두는 것은 대상자의 퇴행을 조장하거나, 다른 대상자들에게 불공정함을 느끼게 하여 병동 전체의 치료적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오답과의 구분
전이(transference)는 대상자가 간호사에게 과거 중요 인물에 대한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옮기는 현상입니다. 방향이 대상자에서 간호사로 향한다는 점에서 역전이와 반대입니다.
공감(empathy)은 대상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에 적절히 반응하는 의식적이고 치료적인 태도로, 규칙을 완화하는 행동과는 구분됩니다.
저항(resistance)은 대상자가 치료 과정이나 통찰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는 현상입니다.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는 대상자가 자신의 감정을 간호사에게 투사하고, 간호사가 실제로 그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게 만드는 보다 복잡한 방어기제로, 역전이의 한 기전이 될 수는 있지만 문제에서 묻는 현상 자체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간호 실무에서의 적용
정신간호 실습에서 역전이를 다루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감정 반응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정 대상자에게 유난히 신경이 쓰이거나, 과도하게 보호하고 싶거나, 반대로 짜증이 나는 감정이 든다면 이를 역전이의 신호로 인식해야 합니다. Hungerford 등의 연구에서는 정신건강 간호사가 치료적 자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경험 많은 간호사들도 자신의 정서적 반응을 성찰하고 조절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보고했습니다
[4].
역전이를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수퍼비전이나 동료와의 디브리핑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하고, 대상자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감정이 대상자의 문제인지 자신의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한 병동의 규칙과 치료적 경계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역전이로 인한 행동화(acting out)를 예방하는 기본 원칙입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Evaluating Countertransference Tendencies in Nursing Practice: Development and Psychometric Testing of the Nurses' Countertransference Tendency Scale.일반논문Erkayıran O, Genç M. (2026) · DOI: 10.1891/jnm-2025-0116
- [2]
Countertransference in the treatment of patients with eating disorders.일반논문Zeeck A, Gruteser V, Lau I, Egenolf M, Klose C, Lienhart S, Hartmann A. (2025) · DOI: 10.1186/s40337-025-01439-z
- [3]
Feeling Risk: Countertransference-Informed Suicide Assessment in Nursing.일반논문Gay M. (2026) · DOI: 10.1080/01612840.2025.2563644
- [4]
The Therapeutic Use of Self by Mental Health Nurses: An Evolving Practice.일반논문Hungerford C, Blanchard D, McCloughen A. (2026) · DOI: 10.1111/inm.70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