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질환이지만, 이 사례처럼 갑상선중독증(thyrotoxicosis)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부호화 원칙이 달라진다. 의무기록을 보면 주진단이 심계항진(palpitation), 기타진단에 갑상선중독증과 심방세동이 함께 기재되어 있다. 심방세동은 갑상선 호르몬 과잉으로 인한 심장의 전기적 불안정성 때문에 발생한 이차적 병태이므로, 갑상선중독증에 포함시켜 별도로 부호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타병태(other condition)로 부여하는 것이 옳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심방세동의 발생 기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심방세동은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지속성 심장 부정맥으로, 심방의 구조적·전기적 리모델링(remodeling)이 핵심 병태생리이다. 최근 후성유전학(epigenetics) 연구에서는 DNA 메틸화, 히스톤 변형, 비암호화 RNA 등이 심방의 구조적·전기적 리모델링을 조절하여 심방세동 발생에 관여한다고 보고되었다
[4]. 그러나 이 사례의 심방세동은 이러한 만성적 리모델링보다는 갑상선 호르몬 과잉이라는 급성 대사 이상에 의해 유발된 것이다. 갑상선중독증에서는 갑상선 호르몬이 심근의 베타아드레날린 수용체 감수성을 높이고, 동방결절의 자동능을 증가시키며, 심방 근세포의 불응기를 단축시켜 심방세동이 잘 발생한다. 따라서 이 환자의 심방세동은 독립적 질환이라기보다 갑상선중독증의 이차적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보건행정 실무에서 다중질환(multimorbidity) 환자의 부호화는 매우 중요하다. 다중질환은 두 개 이상의 만성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로, 입원 환자에서 유병률이 높고 허약(frailty) 및 약물 관련 위해 위험을 증가시킨다
[1]. 이 환자도 갑상선중독증, 갑상선 관련 안병증, 심방세동, 약물 유발 무과립구증이라는 여러 병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다중질환 상태이다. 이러한 경우 각 병태를 독립적으로 평가하되, 인과관계가 명확한 병태는 그 관계를 반영하여 부호화해야 한다. 심방세동이 갑상선중독증의 직접적 합병증이라면, 심방세동을 갑상선중독증에 완전히 포함시켜 누락하는 것은 임상적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반면 주된병태로 재선정하는 것은 주진단이 심계항진이고 그 원인 질환이 갑상선중독증이라는 전체적인 임상 흐름에 맞지 않는다.
또한 심방세동은 뇌졸중 예방을 위한 경구용 항응고제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병태이다. 호주 일반의를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에서도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시작과 복약 순응도 모니터링이 핵심 과제로 다루어졌다
[3]. 이 환자의 경우 갑상선중독증이 교정되면 심방세동이 자연 소실될 가능성이 높아 항응고제보다는 베타차단제로 심실박동수를 조절하는 접근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부호화 관점에서는 심방세동이라는 병태 자체를 별도로 기록하고 관리해야 할 임상적 중요성이 있으므로, 갑상선중독증에 단순 포함시키거나 아무 부호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임상 진료지침 알고리즘을 부호화할 때도 각 병태를 독립된 노드(node)로 표현하여 복잡성을 측정하는 접근이 사용된다 . 이는 심방세동처럼 이차적으로 발생한 병태라도 임상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별개의 요소로 다루어야 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정답은
기타병태로 부여한다이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Prevalence of multimorbidity and uptake of guideline-directed medicines for cardiovascular conditions in Australian hospitalised adults: a cross-sectional study.가이드라인Inglis JM, Caughey GE, Liew D, Shakib S. (2026) · DOI: 10.1136/bmjopen-2025-103243
- [3]
Stroke prevention using oral anticoagulants among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a qualitative study of Australian general practitioners.일반논문Wright S, Hamed O, Lowres N, Giskes K, Orchard J, Freedman B, Hespe C. (2026) · DOI: 10.1071/py26067
- [4]
Epigenetics in Atrial Fibrillation: Molecular Mechanisms and Therapeutic Avenues.일반논문Liu X, Yang C, Huang Y, Li B, Yang J, Fan Z. (2026) · DOI: 10.31083/rcm49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