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조현병(schizophrenia) 환자가 미술치료 중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지”, “내가 그린 그림도 형편없어”라고 말하고 자신의 그림을 찢는 행동은
만성적 자존감저하의 전형적인 언어적·행동적 표현입니다. 조현병은 만성 경과를 밟으면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환자는 자신의 성취나 존재 가치를 반복적으로 부정하는 인지적 도식을 갖게 됩니다. 이 환자의 진술은 단순히 그림에 대한 일시적 불만이 아니라
10년이라는 질병 경과 속에서 형성된 부정적 자기평가가 미술 활동이라는 성취 상황에서 표출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핵심! 간호진단을 고를 때는 환자의 말과 행동이 ‘지금 이 순간의 문제’인지, ‘장기간에 걸쳐 굳어진 자기평가의 문제’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 환자는 그림을 못 그려서 속상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를 ‘쓸모없다’고 평가하는 인지적 왜곡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현병에서 자존감 저하는 회복을 가로막는 중요한 심리사회적 장애 요인입니다.
활동치료(activity therapy)는 조현병 환자의 자존감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는 미술치료와 같은 활동 기반 중재가 자존감 저하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유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1]. 다만 이 환자는 활동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결과물을 평가절하하고 파괴하는 반응을 보였으므로, 활동 제공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존감 저하 자체를 표적으로 한 간호접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만성 조현병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자존감이 잔여 증상의 심각도 및 인지기능과 상호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이는 자존감 저하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질병의 증상 부담 및 인지적 취약성과 맞물려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간호사는 환자의 부정적 자기언급을 “의욕이 없어서” 혹은 “투정”으로 치부하지 말고, 만성 질병 경과의 일부로 평가해야 합니다.
또한 조현병 환자의 삶의 질에는
내재화된 낙인(internalised stigma)과 자존감이 중요한 심리사회적 예측인자로 작용합니다
[3]. 이 환자의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사회적 낙인이 내면화되어 자기 정체성에 통합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입·퇴원 반복이라는 구체적 경험이 “나는 회복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자기 낙인을 강화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질적연구에서도 만성 조현병 환자의 자기개념은 현재의 자신에 대한 인식, 부정적 자기정의 등의 범주로 구성되며, 이들은 건강한 자기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4]. 이 환자가 자신의 그림을 찢은 행동은 단순한 공격성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결과물조차 가치 없다고 판단하는 자기개념의 붕괴를 행동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혼동 주의! ‘타인에 대한 폭력위험성’은 그림을 찢는 행동만 보고 선택할 수 있지만, 이 행동은 타인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 자신의 성취물을 향한 파괴입니다. ‘사회적 고립’은 대인관계 철회가 주문제일 때, ‘사고과정장애’는 망상·환각·연상 이완 등이 주문제일 때 우선 고려합니다. 이 환자의 핵심 문제는 부정적 자기평가이므로
만성적 자존감저하가 가장 우선적인 간호진단입니다.
간호사는 환자의 부정적 자기언급을 무조건 반박하기보다, 그림을 찢은 행동의 의미를 탐색하고 성취 가능한 작은 목표부터 설정하여 성공 경험을 축적하도록 돕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자존감 저하는 만성 조현병의 회복을 저해하는 핵심 변수이므로
[2], 활동치료를 제공할 때도 환자의 자기평가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사정과 지지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1].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Effect of Activity Therapy on Self-Esteem among Patients with Schizophrenia: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RCT/임상시험Paul D, Kavitha RR, Mukherjee MP, Harichandrakumar KT (2025) · DOI: 10.34172/jcs.025.33341
- [2]
Self-esteem in stabilized individuals with chronic schizophrenia: association with residual symptoms and cognitive functioning.일반논문Hofer A, Biedermann F, Kaufmann A, Kemmler G, Pfaffenberger NM, Yalcin-Siedentopf N (2023) · DOI: 10.1007/s00406-022-01538-x
- [3]
Internalised Stigma, Self-Esteem and Perceived Social Support as Psychosocial Predictors of Quality of Life in Adult Patients with Schizophrenia.일반논문Gagiu C, Dionisie V, Manea MC, Mazilu DC, Manea M (2024) · DOI: 10.3390/jcm13226959
- [4]
The self-concept of person with chronic schizophrenia in Japan.일반논문Sugawara H, Mori C (2018) · DOI: 10.1002/npr2.1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