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중 관장은 장을 비워 회음부 오염을 줄이고 태아 하강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하지만, 모든 산부에게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장액이 직장을 자극하면 장운동이 촉진되고 복압이 올라가면서 자궁수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분만 진행 속도가 이미 빠른 경우에는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급속분만(precipitate labor)은 자궁수축이 시작된 뒤
3시간 이내에 분만이 완료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관 개대와 태아 하강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므로, 관장으로 인한 추가적인 자극이 분만 속도를 더욱 가속시킬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산도 열상이나 자궁 파열, 태아 저산소증 같은 합병증의 위험이 커집니다.
분만 진행이 빠른 산부에게 관장을 시행하면 직장 팽만과 복압 상승이 분만을 더 촉진하여 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관장의 금기 상황을 분만 진행 단계와 연결지어 보면, 초산부와 다산부라는 구분 자체는 관장 금기의 직접적인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초산부는 분만 시간이 길어 관장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다산부라고 해서 무조건 금기인 것도 아닙니다. 다만 다산부는 초산부보다 분만 진행이 빠른 경향이 있어 주의 깊게 사정해야 합니다.
핵심! 관장 금기는 '분만 횟수'가 아니라 '현재 분만 진행 속도'와 '태아 위치', '출혈 여부'로 판단합니다.
쌍태아 분만의 경우 분만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회음부 오염 위험이 높아 관장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금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분만 초기에 진입이 잘 안 되는 경우에도 관장이 자궁수축을 유도하여 분만 진행을 도울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입되지 않은 두정위나
횡위에서는 태아가 골반 입구에 고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관장으로 복압이 올라가면 탯줄 탈출이나 태아 위치 이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금기입니다. 질 출혈이 있을 때도 태반 조기 박리나 전치 태반 같은 원인을 배제하기 전에는 관장을 시행하지 않습니다.
| 구분 | 관장 가능 | 관장 금기 |
|---|
| 분만 진행 속도 | 분만 초기 진행이 느린 경우 | 급속분만, 분만이 빠르게 진행 중인 경우 |
| 태아 위치 | 두정위로 진입된 경우 | 진입되지 않은 두정위, 횡위 |
| 출혈 여부 | 질 출혈이 없는 경우 | 질 출혈이 있는 경우 |
관장을 시행할 때는 직장 내 점막 손상이나 천공, 미주신경 반사로 인한 서맥, 전해질 불균형 같은 합병증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분만 중에는 자궁수축과 태아 심박동을 함께 관찰하면서, 관장 후 복통이나 출혈, 태아 심음 변화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관장은 단순한 배변 처치가 아니라 분만 진행과 태아 안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재이므로, 시행 전 금기 사항을 반드시 사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