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빈혈(pernicious anemia)은 단순히 적혈구가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위 점막의 구조적 변화에서 시작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정답은
5번이며, 나머지 보기는 각각 다른 빈혈 유형에 해당합니다.
악성 빈혈의 발생 기전
악성 빈혈의 핵심은
위벽세포(parietal cell)의 소실입니다. 위의 체부(corpus)에 만성 위축성 위염(chronic atrophic gastritis)이 진행되면서 위벽세포가 파괴되는데, 이 세포는 원래
내적인자(intrinsic factor, IF)를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내적인자가 부족해지면 회장(ileum) 말단에서 비타민 B12(코발라민)를 흡수하지 못하게 됩니다.
비타민 B12는 DNA 합성에 필수적인 조효소이므로, 결핍 시 세포분열이 활발한 조혈세포의 성숙이 가장 먼저 저하됩니다. 그 결과 골수에서 적혈구가 정상 크기로 성숙하지 못하고 거대적아구(megaloblast) 단계에 머물러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나타납니다.
자가면역 기전
악성 빈혈은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위벽세포의
H+/K+ ATPase(양성자 펌프)에 대한 병적인 Th1 CD4 T세포 반응이 위 점막 염증을 유발하고, 수년에 걸쳐 위축으로 진행시킵니다. 혈청에서는
위벽세포 항체(parietal cell antibody)와
내적인자 항체(intrinsic factor antibody)가 검출될 수 있습니다. 내적인자 항체는 진단 특이도가 높아 악성 빈혈 진단에 유용합니다. 자가면역 위염이 시작된 후 위축이 뚜렷해지기까지
10~20년의 잠복기가 있을 수 있어 발병이 서서히 진행됩니다.
보기별 감별 포인트
| 보기 | 해당 빈혈 | 핵심 기전 |
|---|
| 1. 적혈구 파괴 증가 | 용혈성 빈혈 | 적혈구 수명 단축, 망상적혈구 증가, 간접 빌리루빈 상승 |
| 2. 질병으로 인한 이차적 빈혈 | 속발성 빈혈(만성질환 빈혈) | 만성 염증·감염·종양 등 기저질환에 동반, 철 대사 이상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관여 |
| 3. 철분 부족 | 철결핍성 빈혈 | 혈색소 합성 재료인 철 부족, 소적혈구·저색소성 빈혈 |
| 4. 골수장애로 3계열 모두 감소 | 재생불량성 빈혈 | 골수 조혈모세포 손상으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모두 감소(범혈구감소증) |
| 5. 내적인자 분비 저하 | 악성 빈혈 | 위벽세포 위축 → 내적인자 결핍 → 비타민 B12 흡수장애 → DNA 합성장애 |
혼동 주의! 철결핍성 빈혈은
소적혈구(microcytic)성, 악성 빈혈은
거대적아구(megaloblastic)성으로 적혈구 크기부터 반대 방향입니다. 혈액검사에서
MCV가 정상보다 크게 상승해 있으면 비타민 B12나 엽산 결핍을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핵심! 악성 빈혈은 철분을 아무리 보충해도 호전되지 않습니다.
치료는 경구 철분제가 아니라 비타민 B12의 비경구 투여(근육주사)가 원칙입니다. 내적인자가 없어 경구로는 흡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악성 빈혈 환자는 빈혈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질병이 천천히 진행되어 환자가 저산소 상태에 적응해 버리거나, 빈혈 지표가 정상 범위인데도 신경정신 증상만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타민 B12 결핍은 척수의 아급성 연합변성(subacute combined degeneration)을 일으켜 감각이상, 보행장애, 인지기능 저하 같은 신경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혈액 수치가 정상이어도 의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