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의 기능을 묻는 문제는 단순 암기로 접근하면 실수하기 쉽습니다. 각 보기가 혈액 자체의 고유 기능인지, 아니면 혈관이나 심장 등 순환계 다른 구성 요소의 기능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혈액의 주요 기능
혈액은 액체 성분인 혈장과 고체 성분인 혈구로 나뉘며, 이 두 구성 요소가 협력하여 여러 생리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혈액의 기능을 크게 분류하면 운반, 조절, 방어의 세 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운반 기능은 혈액의 가장 대표적인 역할입니다.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폐에서 산소를 결합해 말초 조직으로 전달하고, 조직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폐로 운반합니다. 소화관에서 흡수된 영양소는 문맥을 거쳐 간으로, 이후 전신 조직으로 공급됩니다. 또한 내분비샘에서 분비된 호르몬이 표적 기관까지 도달하는 통로도 혈액입니다. 조직의 대사 결과로 생긴 요소, 크레아티닌, 요산 같은 노폐물은 혈액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해 배설됩니다. 따라서 보기 3번과 4번은 혈액의 운반 기능에 해당합니다.
조절 기능에는 체온 조절과 산-염기 평형 유지, 체액량 조절이 포함됩니다. 혈액은 물의 비열이 크다는 특성을 이용해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흡수하고, 피부 표면 가까운 혈관이 확장되면 열을 외부로 방출하며, 수축되면 열 손실을 줄입니다. 보기 1번은 이 조절 기능에 해당합니다. 또한 혈장 단백질과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은 완충계로 작용하여 체액의 pH를 일정 범위로 유지합니다.
방어 기능은 백혈구와 항체, 보체 등 혈액 내 면역 성분이 담당합니다. 호중구와 단핵구는 세균을 탐식하고, 림프구는 특이적 면역 반응을 일으키며, 혈소판은 혈관 손상 시 지혈에 관여합니다. 보기 5번은 혈액의 방어 기능에 해당합니다.
혈압 조절은 혈관과 심장의 기능
보기 2번의 혈압(동맥압) 조절은 혈액 자체의 기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혈압은 심장이 혈액을 밀어내는 힘(심박출량)과 혈관이 흐름에 저항하는 정도(말초혈관저항)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혈액은 혈압이라는 물리적 힘을 전달받아 흐르는 매개체일 뿐, 스스로 압력을 조절하지는 않습니다.
혈압 조절의 주체는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 그리고 혈관 내피세포입니다. 압력수용체가 혈압 변화를 감지하면 연수의 심혈관 중추가 심장 수축력과 심박수를 바꾸고, 소동맥의 평활근이 수축하거나 이완하여 저항을 조절합니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와 항이뇨호르몬도 혈관 긴장도와 체액량에 작용하여 혈압을 조절합니다.
혼동 주의! 혈액량 자체는 혈압에 영향을 주지만, 이는 체액량 조절 기능의 결과이지 혈액이 능동적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은 아닙니다.
| 구분 | 혈액의 기능 | 혈압 조절의 주체 |
|---|
| 체온 | 열 흡수·운반·방출 | 피부 혈관 수축·이완(자율신경) |
| 운반 | 산소·영양소·호르몬·노폐물 | 해당 없음 |
| 방어 | 백혈구·항체·지혈 | 해당 없음 |
| 압력 | 수동적 전달 매개체 | 심장·혈관·자율신경·호르몬 |
임상적 연결
혈액 기능과 혈압 조절을 구분하는 것은 실습에서도 중요합니다. 출혈로 혈액량이 줄면(저혈량, hypovolemia) 정맥환류가 감소하고 심박출량이 떨어져 혈압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때 혈압이 떨어진 것은 혈액량 부족이라는 혈액의 양적 문제 때문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반면 패혈성 쇼크에서는 혈액량이 정상이어도 혈관이 과도하게 이완되어 혈압이 떨어집니다.
혈압 변화를 관찰할 때는 혈액량 문제인지, 심장 펌프 문제인지, 혈관 긴장도 문제인지를 구분하여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혈액은 운반·조절·방어라는 고유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혈압이라는 혈역학적 변수에는 종속 변수로 작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