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ileus)이 의심되는 영아에서 변 양상이 설사처럼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지는 신호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특히 히르슈슈프룽병(Hirschsprung disease)과 같은 대장 신경절 세포 결손 질환에서는 좁아진 분절 위쪽으로 장이 심하게 확장되고, 그 안에 장 내용물이 오래 정체됩니다. 이렇게 정체된 내용물에 세균이 과증식하면서 염증 반응이 생기면, 막혀 있던 부위 주변으로 염증성 삼출액과 함께 액체 변이 빠져나오며 설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장폐색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장염(enterocolitis)이 합병된 상태로, 점막 손상과 세균 전위(bacterial translocation)가 진행되면 패혈 쇼크(septic shock)로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
히르슈슈프룽병 진단에서 직장 생검(rectal biopsy)의 양성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서도, 변비를 주소로 내원한 환자들 중 히르슈슈프룽병 환자와 특발성 변비(idiopathic constipation) 환자를 감별할 때 병력과 신체 진찰, 방사선 검사 소견이 중요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4]. 즉, 단순 변비나 일시적 설사로 오인하지 않고 장폐색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영아에서 복부 팽만과 함께 악취가 나는 액체 변이 갑자기 나오는 것은 장 운동 회복이 아니라 장염 합병에 의한 응급 상황일 수 있습니다.
또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very low birth weight infants)에서 태변 배출 지연(delayed meconium passage)은 장 천공(bowel perforation)의 위험을 높이는 선행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태변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장관 내에 오래 머무르면 장관 내압이 상승하고 장벽 허혈이 진행되어 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장폐색 상태에서 변이 나오지 않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근거이며, 반대로 변이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핵심! 장폐색이 의심되는 영아에서 설사 양상의 변이 보일 때는 장염 합병과 쇼크 진행 가능성을 먼저 평가해야 합니다.
식품 단백질 유발 소장결장염 증후군(FPIES)은 IgE 비매개성 식품 알레르기로, 구토와 설사, 심한 경우 쇼크까지 유발할 수 있는 알레르기 응급 질환입니다 . FPIES에서도 영아가 심한 구토와 설사를 보이며 탈수와 쇼크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영아의 설사가 단순한 일과성 증상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태의 신호일 수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다만 FPIES는 특정 식품 단백질 섭취 후 수 시간 이내에 반복 구토와 설사가 나타나는 시간적 연관성이 특징이므로, 장폐색이 의심되는 상황에서의 설사와는 감별이 필요합니다.
혼동 주의! 탈수 교정 후 장 운동이 돌아오면서 정체되어 있던 변이 배출되는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설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복부 팽만이 줄어들고 전신 상태가 호전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장염 합병에 의한 설사는 복부 팽만이 지속되거나 악화되고, 발열, 기면(lethargy), 혈변, 쇼크 징후(빈맥, 혈압 저하, 말초 순환 저하)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설사 양상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복부 진찰 소견과 활력징후, 전신 상태 변화를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 구분 | 장 운동 회복에 의한 배출 | 장염 합병에 의한 설사 |
|---|
| 복부 팽만 | 점차 호전 | 지속 또는 악화 |
| 전신 상태 | 호전되는 경향 | 기면, 발열, 쇼크 징후 동반 가능 |
| 변 양상 | 정체된 변 배출 후 정상화 | 악취 나는 액체 변, 혈변 가능 |
| 의미 | 폐색 해소 신호 | 응급 평가 및 치료 필요 |
영아의 설사는 원인에 따라 예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장폐색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설사가 보인다면 이는 장염 합병으로 인한 응급 상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액 소생술과 항생제 투여, 필요 시 수술적 감압을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3]
Delayed meconium passage in very low birth weight infants.일반논문Arnoldi R, Leva E, Macchini F, Di Cesare A, Colnaghi M, Fumagalli M (2011) · DOI: 10.1055/s-0031-1291301
- [4]
Diagnosing Hirschsprung's disease: increasing the odds of a positive rectal biopsy result.일반논문Lewis NA, Levitt MA, Zallen GS, Zafar MS, Iacono KL, Rossman JE (2003) · DOI: 10.1053/jpsu.2003.50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