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입원은 아동에게 세 가지를 한꺼번에 빼앗습니다. 익숙한 환경, 함께 지내던 사람, 그리고 스스로 정하던 일상입니다. 이 가운데 마지막이 통제감(sense of control)의 상실이며, 학령기 아동에게 특히 크게 작용합니다.
에릭슨의 발달이론에서 학령기는 근면성 대 열등감의 시기입니다. 아동은 무언가를 스스로 해내고 그 결과를 인정받으며 자신에 대한 감각을 만듭니다. 그런데 입원하면 옷 입기와 씻기까지 남이 대신 해 주고, 하루 일정은 모두 병동의 시간표에 따라 정해집니다. 이때 아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느끼고, 그 결과가 무력감과 위축, 때로는 반항이나 퇴행으로 나타납니다. 인지적으로는 구체적 조작기에 있어 원인과 결과를 이해할 수 있으므로, 설명해 주고 참여시키면 상황을 훨씬 잘 견딥니다.
통제감을 높이는 중재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주는 것입니다. 처치를 할지 말지는 선택 대상이 아니지만, 언제 할지, 어느 팔에 할지, 어느 순서로 할지, 무엇을 하며 견딜지는 아동이 고를 수 있습니다.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선택지를 형식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지킬 수 있는 범위를 정해 놓고 그 안에서 고르게 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둘째,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기돌봄은 시간이 걸려도 아동이 하게 두는 것입니다. 대신 해 주는 편이 빠르지만 그만큼 성취의 기회가 사라집니다. 셋째,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하루 일정과 다음에 있을 검사를 미리 알려 주고, 달력이나 일과표를 침상 옆에 붙여 두면 아동은 남은 시간을 가늠하며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또래 관계도 통제감과 이어집니다. 학령기 아동에게 친구는 자기 세계의 큰 부분이므로 면회와 전화, 편지를 막지 말고 오히려 이어 주며, 가능하면 학습을 계속하게 해 학교로 돌아갈 자리를 남겨 둡니다.
임상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은 협조를 잘한다는 이유로 조용한 아동을 그냥 두는 것입니다. 순응처럼 보이는 무표정한 태도가 오히려 무력감의 신호일 수 있으니, 아동에게 직접 묻고 스스로 정할 몫을 만들어 주십시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