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동공 확대와 대광반사 소실의 기전
두부외상 후 한쪽 동공만 커지고 빛에 대한 반사가 사라지는 현상은 단순한 안구 문제가 아니라, 머리뼈 안쪽에서 뇌 조직이 밀려나오는 ‘뇌탈출(brain herniation)’의 대표적인 징후입니다. 특히 측두엽의 안쪽 모서리에 해당하는 갈고리이랑(uncus)이 천막절흔(tentorial notch)을 통해 아래쪽으로 밀려 내려가는 것을 ‘갈고리이랑탈출(uncal herniation)’이라고 부르며, 이 과정에서 같은 쪽 동안신경(oculomotor nerve, 제3뇌신경)이 압박됩니다
[1][2].
동안신경은 동공을 수축시키는 동공조임근(sphincter pupillae)에 부교감신경 섬유를 보내는 신경입니다. 이 신경이 압박되면 부교감신경 자극이 차단되어 동공을 수축시킬 수 없게 되고, 상대적으로 교감신경의 동공확대근(dilator pupillae) 작용이 우세해지면서 동공이 확대됩니다. 동시에 빛이 들어와도 동안신경을 통한 대광반사 경로가 끊기므로 대광반사가 사라집니다
[3]. 이처럼 동안신경의 부교감신경 섬유는 신경다발의 바깥쪽에 위치해 있어 외부 압박에 먼저 손상되기 쉬운데, 이것이 두부외상 초기에 동공 이상이 빠르게 나타나는 해부학적 이유입니다.
보기별 감별 포인트
1번 ‘안구 자체의 직접 손상’은 외상성 산동(traumatic mydriasis)에서 가능하지만, 두부외상 후 의식 저하와 함께 나타나는 동공 이상은 안구 국소 손상보다 두개내 공간점유병소에 의한 신경 압박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안구 직접 손상은 대개 외상의 흔적이나 전방출혈 등이 동반됩니다.
2번 ‘시신경 손상’은 빛 감지를 못하게 하여 동측의 직접 대광반사는 사라지지만, 반대쪽 눈에 빛을 비추었을 때 동측 동공이 수축하는 간접 대광반사(consensual light reflex)도 함께 사라지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시신경 손상만으로 동공이 뚜렷하게 확대되지는 않습니다.
4번 ‘삼차신경 압박’은 각막반사 저하와 얼굴 감각 저하를 일으키며, 동공 크기나 대광반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삼차신경은 동공 조절 경로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5번 ‘교감신경 차단’은 호너증후군(Horner syndrome)에서 보이는 축동(miosis)을 일으킵니다. 문제의 사례는 동공이 커진 경우이므로 교감신경 차단과 반대 방향의 소견입니다.
임상 적용
두부외상 환자에서 한쪽 동공 확대와 대광반사 소실은 신경외과적 응급상황을 의미합니다. 갈고리이랑탈출은 두개내압 상승이 보상기전을 모두 소진한 말기 단계에서 나타나며, 조기에 감압하지 않으면 같은 쪽 동안신경 압박에 이어 뒤대뇌동맥(posterior cerebral artery) 압박으로 후두엽 경색, 중간뇌 압박으로 의식 저하와 호흡 이상, 심하면 반대쪽 대뇌다리 압박에 의한 커노한 노치 현상(Kernohan notch phenomenon)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1][2]. 동공 크기와 반응성은 중환자실에서 신경학적 악화를 조기에 발견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예후와 직결되는 지표입니다
[4]. 따라서 동공 이상을 발견하는 즉시 활력징후와 의식수준을 재확인하고, 두개내압 상승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저산소증·저혈압·고이산화탄소혈증을 교정하면서 신경외과에 즉시 알려야 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Temporal lobe uncal herniation with contralateral superior cerebellar artery infarct.일반논문Chang K, Vincenti DM, Troncoso JC. (2024) · DOI: 10.1111/1556-4029.15382
- [2]
Uncal Herniation일반논문Hall WA, Munakomi S. (2026)
- [3]
The diagnostic significance of pupillary reflex pathways: insights from classical examination and advanced pupillometry.일반논문Lisowski Ł, Lisowska J, Charytonowicz A, Mariak Z, Obuchowska I, Konopińska J. (2025) · DOI: 10.3389/fnins.2025.1677431
- [4]
Pupillary dynamics predict long-term outcome in a cohort of acute traumatic brain injury coma patients.일반논문Monai E, Favaretto C, Salvalaggio A, Pini L, Munari M, Corbetta M. (2023) · DOI: 10.1002/acn3.51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