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여성이 갑자기 발생한 심한 복통과 함께 실신하여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20년 전부터 고혈압으로 칸데사르탄을 복용 중이다. 혈압 80/50 mmHg, 맥박 118회/분, 호흡 24회/분, 체온 36.2℃이다. 복부는 팽만되어 있고 압통이 있으며, 배꼽 주위에 멍이 관찰된다.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장 의심되는 진단은?
핵심 해설
이 환자는 고령, 고혈압 과거력, 갑작스러운 심한 복통과 실신으로 내원하였으며, 저혈압 쇼크(혈압 80/50 mmHg), 빈맥(118회/분), 복부 팽만 및 압통, 그리고 배꼽 주위 멍(Cullen's sign)을 보입니다. 검사실 소견에서 중증 빈혈(혈색소 8.2 g/dL), 급성 신손상(BUN/Cr 상승), 젖산 산증(Lactic acidosis, 4.8 mmol/L)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CT 영상은 대동맥 주변의 혈종과 조영제 누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파열성 복부 대동맥류(Ruptured Abdominal Aortic Aneurysm, AAA)의 고전적인 임상상입니다.
핵심! 복부 대동맥류 파열은 3대 증상으로 복통, 저혈압 쇼크, 박동성 복부 종괴가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비특이적 증상으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이 환자처럼 배꼽 주위 멍(컬렌 징후, Cullen's sign)과 옆구리 멍(그레이-터너 징후, Grey-Turner's sign)은 후복막강 출혈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체 검진 소견입니다. CT에서 조영제가 혈관 밖으로 새어 나가는 활동성 출혈(Active extravasation) 소견이 보인다면 즉각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쇼크 상태에서 젖산이 4.8 mmol/L까지 상승한 것은 조직 관류 저하로 인한 대사성 산증을 의미하며, 예후가 매우 불량함을 시사합니다.
오답 분석 (Distractor Analysis)
① 대장 게실염(Colonic diverticulitis): 좌하복부 통증과 발열이 흔하며, 대변 습관 변화를 동반합니다. 급성 대량 출혈을 동반한 저혈압 쇼크는 드뭅니다.
③ 장간막 동맥 폐색(Mesenteric artery occlusion): 심방세동 등 색전증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며, '통증에 비해 신체 검진 소견이 경미한(Pain out of proportion)' 것이 특징입니다. 말기 장괴사가 오기 전까지는 대량 출혈로 인한 쇼크보다는 대사성 산증 및 패혈증이 주를 이룹니다.
④ 소화성 궤양 천공(Perforated peptic ulcer): 갑작스러운 상복부 통증 후 복막염으로 인한 판자처럼 딱딱한 복부(Board-like rigidity)가 나타납니다. 단순 X-선 촬영에서 횡격막 아래 유리 공기(Free air)가 관찰됩니다. 대량 실혈성 쇼크보다는 복막염에 의한 패혈성 쇼크가 발생합니다.
⑤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 명치끝 통증이 등으로 방사되며, 혈청 아밀라아제/리파아제가 상승합니다. CT에서 췌장 주변 염증 및 체액 저류가 보입니다. 중증 괴사성 췌장염에서도 후복막 출혈로 컬렌 징후가 나타날 수 있으나(감별 포인트!), 이 환자의 CT 소견은 대동맥 파열 자체를 보여주고 있으며, 췌장염 초기부터 혈색소가 급격히 떨어지는 대량 출혈은 흔하지 않습니다.
핵심 알고리즘파열성 복부 대동맥류 진단 및 처치 흐름
1. 1차 평가(ABC): 기도 확보, 호흡 보조, 순환 회복 → 대량 수액 소생술 및 수혈 프로토콜(Massive transfusion protocol) 활성화.
2. 병력 및 신체 검진: 고혈압/흡연력, 갑작스러운 복통/요통 + 쇼크 + 박동성 종괴.
3. 진단 검사: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에서는 침상 옆 초음파(Bedside US)로 신속하게 선별합니다. 안정적인 환자에서는 조영증강 CT(CT angiography)가 가장 정확한 진단 도구입니다.
4. 치료: 파열 진단 즉시 응급 수술(개복술 또는 혈관내 대동맥류 복원술, EVAR)이 필요합니다. 허혈 시간 단축을 위해 신속한 수술실 이송이 예후를 결정합니다.
감별 진단 table
질환
핵심 임상 증상
결정적 검사 소견
복부 대동맥류 파열
쇼크, 박동성 복부 종괴, 컬렌 징후(Cullen's sign)
CT: 대동맥 주위 혈종 + 조영제 혈관 외 유출
소화성 궤양 천공
판자처럼 딱딱한 복부(Board-like rigidity)
X-선/CT: 복강 내 유리 공기(Free air)
장간막 동맥 폐색
심한 통증, 상대적으로 경미한 압통
CT 혈관조영술: 상장간막 동맥(SMA) 폐색
급성 췌장염
명치끝 통증, 등 방사통
혈청 리파아제(Lipase) 상승, CT: 췌장 주변 침윤
KMLE 족보 암기법AAA 파열의 3대 증상 Triad: 복통(Pain) + 저혈압(Hypotension) + 박동성 종괴(Pulsatile mass) → PHP로 암기!
후복막 출혈의 2대 피부 징후: 컬렌(Cullen) 배꼽 + 그레이-터너(Grey-Turner) 옆구리 → 배꼽C 옆구리G!
최신 가이드라인 변화
최근에는 해부학적으로 적합한 경우, 개복 수술(Open repair)보다 혈관내 대동맥류 복원술(EVAR)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EVAR는 수술 사망률과 재원 기간을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파열로 인한 쇼크 상태에서는 여전히 개복 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환자 상태에 따른 신속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임상 사례 분석 (Case Study)환자 증례(Presentation)
78세 여성 환자가 고혈압 과거력(칸데사르탄 복용 중)이 있는 가운데, 갑자기 발생한 극심한 복통과 실신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하였습니다.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쇼크 상태(80/50 mmHg, 118회/분)를 보였고, 신체 검진에서 배꼽 주위 멍(컬렌 징후)이 관찰되었습니다. 복부는 팽만되고 미만성 압통이 있었습니다.진단적 접근(Diagnostic Work-up)
1ABC 평가 및 소생술의식 저하가 동반되어 있으므로 기도 확보가 최우선입니다. 대구경 정맥로 2개 이상을 확보하고 수액/수혈을 시작합니다.
2침상 옆 초음파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쇼크 환자이므로 복부 초음파(FAST scan 또는 복부 대동맥 직접 관찰)를 시행하여 복강 내 액체 저류나 대동맥류를 신속히 확인합니다.
3조영증강 CT환자의 혈압이 수액 소생술로 일시적이라도 안정화된다면, 수술 계획 수립을 위해 CT 혈관조영술을 시행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 CT에서 대동맥 주변 혈종과 조영제 누출이 확인되어 진단이 확정되었습니다.
치료 계획(Management Plan)
진단 즉시 혈관외과 협진 하에 응급 수술을 준비합니다. 허용적 저혈압(Permissive hypotension) 전략(수축기 혈압 80~90 mmHg 목표)을 유지하며 과도한 수액 주입으로 인한 혈전 이동(Clot disruption)을 방지해야 합니다. 수술 방법으로는 개복술 또는 EVAR 중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병원의 시설에 따라 결정합니다.
레지던트 선배의 팁
"고령의 환자가 '갑자기 배가 찢어질 듯이 아프다'고 하며 실신까지 했다면, 무조건 복부 대동맥류 파열을 의심해야 해요. 특히 혈압이 떨어져 있으면서 배에 멍(Cullen's sign)이 보이면 거의 확진 수준입니다. 이 환자에게 언제 CT를 찍을지 고민하는 사이에 환자는 수술실이 아니라 저 세상으로 갈 수 있어요. 쇼크 환자에서는 CT실로 이동하기 전에 반드시 침상 옆 초음파부터 먼저 대동맥 직경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3cm가 넘으면 AAA를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복부 대동맥류(Abdominal Aortic Aneurysm, AAA) — 대동맥 벽의 약화로 인해 직경이 정상의 1.5배(보통 3cm) 이상으로 확장된 상태. 파열 시 치명적인 출혈을 유발함.
컬렌 징후(Cullen's sign) — 배꼽 주위에 나타나는 피하 멍. 급성 췌장염이나 자궁외 임신 파열 등 후복막강 출혈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체 검진 소견.
그레이-터너 징후(Grey-Turner's sign) — 옆구리 부위에 나타나는 피하 멍. 컬렌 징후와 마찬가지로 후복막강 출혈을 의미함.
저혈량성 쇼크(Hypovolemic Shock) — 대량 출혈이나 심한 탈수로 인해 순환 혈액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조직 관류가 저하된 상태. 빈맥, 저혈압, 핍뇨, 젖산 산증이 나타남.
EVAR (Endovascular Aneurysm Repair) — 대퇴동맥을 통해 스텐트-이식편을 삽입하여 대동맥류 내부로의 혈류를 차단하는 수술법. 개복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