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호흡기계는 호르몬과 해부학적 변화가 함께 작용하면서 비임신 상태와 뚜렷하게 달라집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변화는
프로제스테론(progesterone)이
호흡조절중추를 직접 자극한다는 점입니다. 연수(medulla)에 위치한 호흡중추가 프로제스테론에 노출되면 이산화탄소(CO₂)에 대한 민감성이 올라가는데, 이 때문에 임부는 평소보다 더 자주 그리고 더 깊게 숨을 쉬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분당호흡수와 일회호흡량(tidal volume)이 함께 증가하는
생리적 과호흡(hyperventilation)이 나타나며, 동맥혈 이산화탄소분압(PaCO₂)은 비임신 여성의 약
40mmHg에서 임신 시
30~32mmHg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이렇게 낮아진 PaCO₂는 태아 쪽에서 생성된 CO₂가 모체 혈액으로 이동하는 확산 경사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호흡 양상의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궁이 커지면서 횡격막이 위로 밀려 올라가지만, 호흡중추 민감성 증가로 인한 호흡 노력의 증가가 이를 상쇄합니다.
핵심! 임신 중 호흡곤란처럼 느껴지는 증상은 대부분 병적 상태가 아니라 프로제스테론에 의한 생리적 과호흡의 표현입니다. 다만 감별해야 할 병적 호흡곤란(폐색전증, 천식 악화, 빈혈 등)과의 경계는 실습에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해부학적 변화로는 흉곽의 형태 변화가 중요합니다. 자궁이 커지면서 흉곽 하부가 바깥쪽으로 벌어지게 되어
흉골하 각도(subcostal angle)는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합니다. 또한 횡격막은 임신 말기로 갈수록 약
4cm 정도 위로 올라가지만, 흉곽 전후경과 횡경이 함께 커지면서 전체 폐용적은 오히려 유지되거나 약간 증가합니다. 호흡 양상은 임신
24주경부터 복식호흡에서 흉식호흡으로 점차 이행하는데, 이는 횡격막의 가동 범위가 줄어들면서 늑간근(intercostal muscle)의 기여도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기도 점막의 변화도 임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부분입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제스테론의 영향으로 비점막과 상기도 점막에 혈류가 증가하고 부종이 생기면서, 임신성 비염(rhinitis of pregnancy)이나 코막힘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기도 부종은 단순히 불편감에 그치지 않고, 전신마취나 응급 상황에서 기도 삽관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Mallampati score는 임신 주수가 진행될수록 그리고 분만 중 체액 이동과 조직 부종이 더해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마취 전 기도 평가에서 임신 상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 구분 | 비임신 여성 | 임신 중 변화 |
|---|
| 호흡중추 CO₂ 민감성 | 기준 상태 | 프로제스테론에 의해 증가 |
| 분당호흡수 | 약 12~20회/분 | 약간 증가하거나 유지되며 일회호흡량 증가가 두드러짐 |
| PaCO₂ | 35~40mmHg | 30~32mmHg로 감소(호흡성 알칼리증 경향) |
| 흉골하 각도 | 약 70도 | 자궁 증대에 따라 증가 |
| 호흡 양상 | 복식호흡 우세 | 임신 24주경부터 흉식호흡으로 이행 |
| 기도 점막 | 정상 | 부종과 울혈로 비강 저항 증가, Mallampati score 상승 가능 |
혼동 주의! 임신 중 호흡수가 느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분당호흡수의 증가 폭은 크지 않고 일회호흡량 증가가 과호흡의 주된 기전입니다. 또한 흉골하 각도는 자궁 증대에 따라 감소한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흉곽 하부가 벌어지면서 각도는 커지는 방향으로 변합니다. 과소호흡(hypoventilation)이 아니라 과호흡(hyperventilation)이 생리적 변화라는 점도 보기에서 자주 뒤집어 출제되는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