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자체가 당뇨병 유발(diabetogenic) 상태로 작용하는 이유는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사람태반젖샘자극호르몬(human placental lactogen, hPL)입니다. hPL은
인슐린과 길항작용을 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혈당을 상승시키는 대표적인 태반 호르몬입니다
[1][3].
임신이 진행되면서 태반이 커지고 hPL 분비가 늘어나면, 모체의 인슐린 감수성은 점차 떨어집니다. 췌장 베타세포가 인슐린 분비를 늘려 보상하지만, 그 보상 능력을 넘어서면 임신성 당뇨병(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GDM)으로 나타납니다. GDM은
24~28주 사이
75g 경구포도당부하검사(OGTT)로 진단하는데, 이 시기는 hPL을 비롯한 태반 호르몬의 인슐린 길항 효과가 뚜렷해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4].
hPL이 혈당을 올리는 기전은 크게 두 갈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 hPL은
지방분해(lipolysis)를 촉진하여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과 케톤체를 모체의 에너지원으로 공급합니다
[1]. 이렇게 되면 모체는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로 쓰게 되고, 결과적으로 혈중 포도당과 아미노산이 태아 쪽으로 더 많이 건너가도록 남겨집니다. 둘째, hPL 자체가 인슐린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인슐린 길항 호르몬으로 작용하여 말초조직의 포도당 이용을 떨어뜨립니다
[3]. 최근 연구에서는 hPL이
지질단백리파아제(LPL) 조절 인자들과 상호작용하여 지질대사 이상을 일으키고,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에 기여할 가능성도 제시되었습니다
[4].
여기서
혼동 주의! 임신 중 혈당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은 hPL 하나만이 아닙니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코르티솔, 사람융모성성장호르몬(hCS)도 모두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1]. 다만 이 문제에서 묻는 ‘태반 호르몬이 인슐린과 길항작용을 한다’는 핵심 기전을 가장 직접적으로 대표하는 호르몬이 hPL이므로, 보기 4번이 정답이 됩니다.
다른 보기를 살펴보면, 임신 중 식사량 증가나 체중 증가는 혈당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임신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호르몬 기전은 아닙니다. 사구체 여과율은 임신 중 오히려 증가하며, 포도당이 빠르게 분해된다는 서술도 임신 대사의 실제 방향(포도당 절약, 지방 이용 증가)과 맞지 않습니다.
임상적으로는 임신
2분기와 3분기에 인슐린 요구량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hPL의 인슐린 길항작용을 반영합니다. 당뇨병 임부를 간호할 때 후기로 갈수록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
핵심! 임신 후기 인슐린 요구량 증가는 태반 hPL 분비 증가에 따른 생리적 인슐린 저항성의 결과라는 점을 연결 지어 기억해 두면, 혈당 관리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Infant of diabetic mother: a continuing challenge for perinatal-neonatal medicine.일반논문Wu PY (1996)
- [3]
[Monitoring daily insulin needs--an important follow-up parameter in late pregnancy in diabetic mothers?].일반논문Fasching P, Kainz C, Damjancic P, Endler M, Schneider B, Kurzemann S (1992) · DOI: 10.1055/s-2007-1023191
- [4]
Relationship between serum levels of ANGPTL8, Apo C2, and human placental lactogen (hPL) in patients with 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Interaction of LPL regulators with hPL, a possible contributing factor to insulin resistance.일반논문Ispir E, Saruhan E, Topcu DI, Varol B, Akbaba E, Cakmak T (2025) · DOI: 10.1016/j.placenta.2024.1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