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흉술 후 흉관 배액량이 갑자기 증가하고 선홍색으로 변한 상황은 단순한 수술 직후 삼출액과 구분해야 할 중요한 임상 신호입니다. 수술 직후 첫 1~2시간 동안 시간당
60 mL 정도의 배액은 흉막 내에 남아 있던 세척액이나 소량의 삼출물이 빠져나오는 과정일 수 있지만, 이후 한 시간 만에
250 mL가 배출된 것은 양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특히 배액 색이
선홍색(bright red)이라는 점은 동맥성 출혈이나 활동성 출혈을 시사합니다. 정맥성 출혈이나 오래된 혈액은 검붉은색을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흉부 수술 후 혈흉(postoperative haemothorax)은 발생률이
0.6~4.6%로 드물지만, 발생 시 사망률이
5.1~17.8%에 이를 만큼 치명적인 합병증입니다
[1]. 이 때문에 배액량이 갑자기 많아지고 선홍색을 보이며 맥박이 빨라지는 초기 징후를 놓치면 안 됩니다. 맥박 상승은 출혈로 인한
저혈량(hypovolemia)에 대한 보상성 빈맥(compensatory tachycardia)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혈압이 아직 정상 범위라도 맥박부터 빨라지는 것은 출혈 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보상 반응입니다.
흉부 수술 후 출혈의 가장 흔한 기원은
기관지 동맥(bronchial vessel)이
21%,
늑간 동맥(intercostal vessel)이
16%, 박리된
흉막 유착 부위(pleural adhesions)가
10.5%로 보고됩니다
[1]. 이 부위들은 수술 중 지혈을 했더라도 혈압이 오르거나 체위 변경, 기침 등으로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뒤늦게 출혈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직후 몇 시간 동안 배액량이 적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으며, 갑작스러운 배액량 증가는
새로운 출혈 지점이 열렸거나 기존 지혈 부위가 다시 출혈하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혼동 주의! 흉관을 겸자(clamping)하는 것은 출혈을 멈추게 하는 처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흉강 내에 혈액이 고여
혈흉(haemothorax)을 악화시키고, 심장과 폐를 압박하는
긴장성 혈흉(tension haemothorax)이나 심낭압전(cardiac tamponade)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흉관 배액은 출혈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흉강 내 압력을 낮추고 폐를 재팽창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활동성 출혈이 의심될 때 막아서는 안 됩니다.
배액관을 짜 내는 것(stripping 또는 milking)도 이 상황에서는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배액관이 응고물로 막혀 배액이 안 되는 경우라면 배액량이 갑자기 줄어들고 환자의 호흡곤란이나 흉부 불편감이 나타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는 배액량이
250 mL나 나왔으므로 관이 막힌 상황이 아니라 실제로 출혈량이 증가한 상황입니다. 관을 짜 내는 행위는 오히려 흉강 내 음압을 급격하게 변화시켜 출혈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핵심! 활동성 출혈이 의심되는 기준은 배액량이
시간당 200 mL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시간당 100 mL 이상이
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이 문제에서는 한 시간 만에
250 mL가 나왔고 색이 선홍색이며 맥박까지 빨라졌으므로, 단순 관찰이 아니라
즉시 의사에게 보고하고 활력징후를 면밀히 감시하면서 수혈이나 재수술(re-thoracotomy)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경미한 출혈은 흉관 배액 유지, 신선동결혈장(fresh frozen plasma, FFP) 투여, 수혈만으로 조절될 수 있지만, 심한 출혈은 재개흉술이 필수적입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