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W 증후군에서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이 발생하면, 심방의 빠른 전기 신호가 방실결절(AV node)의 생리적 지연을 거치지 않고
부전도로(accessory pathway)를 통해 심실로 직접 전도됩니다. 그 결과 QRS가 넓고(
120 ms 이상) 불규칙한
pre-excited AF가 나타나며, 심실박동수가
250회/분까지 치솟을 수 있습니다. 이는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 VF)으로 전환될 위험이 있는 응급 상황입니다
[2][3].
혈압이 120/70 mmHg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아직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상태이므로, 즉각적인 전기적 심율동전환(DC cardioversion)보다 약물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때 선택하는 약물은 단순히 심박수를 낮추는 약이 아니라,
핵심! 부전도로의 전도 속도를 늦추고 불응기를 연장하여 심실로 내려가는 전도를 차단할 수 있는 약물이어야 합니다.
약물 선택의 원리
WPW 증후군에서 pre-excited AF가 발생했을 때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은 방실결절(AV node) 전도를 억제하는 약물들입니다. 베라파밀, 메토프롤롤, 디곡신, 아데노신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약물들은 방실결절을 통한 정상 전도를 막지만 부전도로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거나 오히려 전도를 촉진할 수 있어, 심방의 신호가 부전도로로만 집중되어 심실박동수가 더 빨라지고 혈역학적 붕괴나 심실세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프로카인아미드의 작용
프로카인아미드(procainamide)는 Class Ia 항부정맥제로, 나트륨 통로를 차단하여 심근의 전도 속도를 늦추고 활동전위 지속시간과 불응기를 연장합니다. WPW 증후군에서는 부전도로의 불응기를 연장하고 전도를 억제하여, AF 동안 심실로 전도되는 신호의 빈도를 줄입니다. 1977년 Sellers 등의 전기생리학적 연구에서 프로카인아미드 정맥투여는 pre-excited AF 동안 가장 짧은 pre-excited RR 간격(SRR)을
20~70 ms 연장시켰습니다
[4]. SRR의 연장은 부전도로를 통한 전도가 느려졌다는 의미이며, 이는 심실세동으로 진행할 위험을 낮추는 방향입니다.
또한 Boahene 등의 연구에서는 급성 AF를 동반한 WPW 증후군 환자
55명에게 프로카인아미드(
12~15 mg/kg) 또는 프로파페논을 정맥투여했을 때, 주입 후
15분 이내에 AF가 종료되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1]. 즉 프로카인아미드는 부전도로 전도를 억제할 뿐 아니라 AF 자체를 종료시킬 수 있는 약물입니다.
보기별 감별
| 약물 | 주 작용 부위 | WPW + pre-excited AF에서의 문제 |
|---|
| 베라파밀 | 방실결절 | 부전도로 전도는 억제하지 못하고 방실결절만 차단하여 심실박동수 증가 및 VF 유발 위험 |
| 메토프롤롤 | 방실결절 | 베타차단으로 방실결절 전도만 억제, 부전도로에는 효과 없음 |
| 디곡신 | 방실결절 | 부전도로의 불응기를 단축시킬 수 있어 오히려 위험 |
| 프로카인아미드 | 부전도로 + 심방근 | 부전도로 전도를 억제하고 AF를 종료시킬 수 있어 선택 가능 |
| 아데노신 | 방실결절 | 방실결절을 일시적으로 완전 차단하지만 부전도로에는 효과가 없어 VF를 유발할 수 있음 |
혼동 주의! 아데노신은 일반적인 규칙적 빈맥(PSVT)에서 일차 선택 약물이지만, WPW 증후군에서 QRS가 넓고 불규칙한 빈맥이 보일 때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방실결절을 차단하는 순간 모든 심방 신호가 부전도로로 쏠리면서 심실세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WPW 증후군의 pre-excited AF에서는 부전도로 전도를 억제하는 프로카인아미드가 적절한 약물이며,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의식 저하가 동반된 경우에는 즉시 전기적 심율동전환을 시행합니다. 프로카인아미드는 QRS 폭을 모니터링하면서 천천히 정맥주입하며, 저혈압이나 QRS 폭의 과도한 확장(
기저치의 50% 이상)이 나타나면 주입을 중단해야 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Termination of acute atrial fibrillation in the Wolff-Parkinson-White syndrome by procainamide and propafenone: importance of atrial fibrillatory cycle length.일반논문Boahene KA, Klein GJ, Yee R, Sharma AD, Fujimura O (1990) · DOI: 10.1016/0735-1097(90)90384-2
- [2]
Iatrogenic ventricular fibrillation in Wolff-Parkinson-White syndrome.일반논문Nunes A, Lebreiro A, Campelo M, Adão L, Maciel MJ (2022) · DOI: 10.1016/j.repc.2019.06.008
- [3]
Pre-Excited Atrial Fibrillation in a Young Woman with Wolff-Parkinson-White Syndrome Managed with Catheter Ablation Abroad and Followed in a Low-Resource Setting: A Case Report from Somalia.케이스리포트Mohamud MA, Hassan HH, Ahmed SA, Hashi KI, Mohamed AJ, Hussein AA. (2026) · DOI: 10.2147/imcrj.s621793
- [4]
Effects of procainamide and quinidine sulfate in the Wolff-Parkinson-White syndrome.일반논문Sellers TD, Campbell RW, Bashore TM, Gallagher JJ (1977) · DOI: 10.1161/01.cir.55.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