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토혈(hematemesis) 직후 혈압이 낮지만 첫 혈색소(hemoglobin)가 정상 범위로 나온 상황은 급성 출혈의 초기 평가에서 자주 접하는 함정입니다. 혈색소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출혈이 없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토혈은 상부 위장관 출혈(upper gastrointestinal bleeding)을 나타내는 핵심 징후이며, 출혈 정도와 기저 병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집니다. 특히 정맥류 출혈(variceal bleeding)이 원인이라면 사망률이
30%까지 올라갈 수 있으므로 초기 평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1].
급성 출혈 직후 혈색소가 정상으로 보이는 이유는 생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출혈이 발생하면
혈액량(hypovolemia)이 줄어들지만, 혈색소는 적혈구 안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므로 혈장과 적혈구가 같은 비율로 함께 소실됩니다. 즉, 출혈 직후에는 혈액이 '묽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양이 줄어드는' 상태이므로 혈색소 농도 자체는 아직 희석되지 않아 정상 범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혈색소 감소는 이후 조직액이 혈관 내로 이동하거나 수액이 투여되면서 혈액이 희석되어야 비로소 뚜렷해집니다.
첫 혈색소 수치는 급성 출혈의 양을 즉시 반영하지 못하며, 정상 수치라고 해서 급성 출혈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혈압 저하는 혈색소 수치보다 출혈을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초기 지표입니다. 혈액량이 급격히 줄면 심박출량이 감소하고 보상성 혈관수축이 일어나도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저혈압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혈압이 낮은데 혈색소가 정상이라면,
핵심! 출혈이 없다고 안심하기보다는 혈액량 감소가 먼저 진행 중인 급성 출혈의 초기 단계로 해석해야 합니다. 혈색소는 수 시간 뒤 추적 검사를 해야 감소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액 공급이나 조직액 이동으로 혈액이 희석되기 전까지는 혈색소가 오히려 정상 범위의 높은 쪽으로 유지되거나, 이후 추적 검사에서 더 낮게 측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첫 혈색소가 이후보다 낮게 측정된다는 보기 5의 설명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혈액량 감소보다 농축 해소가 먼저라는 보기 3도 순서가 맞지 않습니다. 혈압 저하가 출혈과 관계가 적다는 보기 2는 저혈량성 쇼크의 병태생리를 오해한 것입니다. 혈색소가 실제 출혈량을 즉시 반영한다는 보기 4 역시 희석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설명입니다.
상부 위장관 출혈은 초기 출혈 후
25%에서 재출혈이 발생하고, 재출혈의
3/4은 첫 출혈 후
48시간 이내에 나타납니다
[1]. 따라서 첫 혈색소가 정상이라도 혈압이 낮다면 출혈 가능성을 열어 두고 활력징후와 혈색소를 반복 측정하며 재출혈 징후를 관찰해야 합니다. 빈혈은 수술 전후 이환율 및 사망률 증가와도 연관되므로
[2], 초기 평가에서 혈색소 하나만으로 안정성을 판단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Hematemesis. Extramural emergency].일반논문Scheurer U (1993)
- [2]
[Perioperative anemia].일반논문Kulier A, Gombotz H (2001) · DOI: 10.1007/s001010050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