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차단제와 아나필락시스의 상호작용
아나필락시스에서 1차 치료는
에피네프린(epinephrine)입니다. 에피네프린은 알파-1 수용체를 자극해 혈관수축을 일으키고, 베타-1 수용체를 자극해 심박출량을 증가시키며, 베타-2 수용체를 자극해 기관지확장과 비만세포 탈과립 억제를 유도합니다. 그런데 환자가
베타차단제(beta-blocker)를 복용 중이라면, 에피네프린이 결합해야 할 베타 수용체가 이미 차단되어 있어 약리작용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습니다. 특히 베타-2 수용체 차단은 말초혈관 확장을 억제하지 못하게 하고, 베타-1 수용체 차단은 심근수축력과 심박수 보상을 제한하므로
베타차단제 복용 환자는 에피네프린과 수액 투여에도 저혈압이 지속되는 ‘불응성 아나필락시스(refractory anaphylaxis)’로 진행할 위험이 높습니다 [4].
글루카곤의 작용 기전
글루카곤(glucagon)은 췌장 알파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간에서 글리코겐 분해를 촉진해 혈당을 올리는 역할로 잘 알려져 있지만 아나필락시스에서는 전혀 다른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글루카곤은
아데닐산 고리화효소(adenylyl cyclase)를 직접 활성화하여 세포 내
cAMP(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 농도를 증가시킵니다. 에피네프린이 베타 수용체를 통해 cAMP를 증가시키는 것과 달리, 글루카곤은
베타 수용체를 거치지 않고 글루카곤 수용체를 통해 cAMP를 증가시키므로 베타차단제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증가된 cAMP는 심근세포에서 칼슘 유입을 촉진하여
양성 변력작용(positive inotropic effect)과
양성 변시작용(positive chronotropic effect)을 나타내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고, 혈관평활근에서는 수축을 유도하여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임상 적용과 투여 방법
글루카곤은 베타차단제 복용 환자에서 에피네프린과 수액에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아나필락시스 쇼크의 구조요법(rescue therapy)으로 고려됩니다. Javeed 등은 관상동맥조영술 중 조영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양 쇼크가 표준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베타차단제 복용 환자에서 글루카곤 투여 후 유의한 임상적 호전을 보고했습니다
[3]. Murakami 등의 증례에서도 선택적 베타-1 차단제를 복용 중이던 88세 여성이 중증 대동맥판협착증 수술 후 발생한 에피네프린 저항성 아나필락시스 쇼크에서 글루카곤 투여로 혈역학이 호전되었습니다
[2]. Thomas와 Crawford의 고찰에서도 글루카곤 주입이 베타차단제 복용 환자의 불응성 아나필락시스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적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1].
| 구분 | 에피네프린 | 글루카곤 |
|---|
| 수용체 경로 | 알파·베타 아드레날린 수용체 | 글루카곤 수용체(베타 수용체 비의존) |
| 베타차단제 영향 | 작용 감소(특히 베타 효과) | 영향 받지 않음 |
| 주요 혈역학 효과 | 혈관수축, 심박출량 증가, 기관지확장 | 심근수축력 증가, 심박수 증가, 혈관수축 |
| 투여 경로 | 근육주사(1차), 필요 시 정맥주사 | 정맥투여(불응성 쇼크 시 구조요법) |
핵심! 글루카곤의 용량은 성인에서 보통
1~5 mg을 정맥주사로 투여하며, 필요 시 지속 정맥주입(
5~15 mcg/min)을 고려합니다. 글루카곤은 반감기가 짧아 단회 투여로 효과가 소실될 수 있으므로 지속 주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오답 분석
노르에피네프린 근육주사는 아나필락시스 1차 치료에서 근육주사로 사용하지 않으며, 노르에피네프린은 주로 알파 수용체에 작용하지만 베타차단제로 인한 심근억제를 우회하지 못합니다.
항히스타민제 단독 증량은 이미 방출된 히스타민의 효과를 일부 차단할 뿐 혈관수축이나 심근수축력을 회복시키지 못해 쇼크 상태를 교정할 수 없습니다.
살부타몰 흡입 단독 추가는 베타-2 효능제로 기관지확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베타차단제가 수용체를 차단한 상태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저혈압 교정 작용은 없습니다.
프로프라놀롤 정맥주사는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로, 아나필락시스 쇼크에서 에피네프린의 작용을 더욱 차단하여 혈역학을 악화시키므로 절대 금기입니다.
혼동 주의! 아나필락시스에서 저혈압이 지속될 때 베타차단제를 투여하면 안 되며, 오히려 베타차단제가 아나필락시스의 중증도를 높이는 위험인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4].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Best evidence topic report. Glucagon infusion in refractory anaphylactic shock in patients on beta-blockers.일반논문Thomas M, Crawford I (2005) · DOI: 10.1136/emj.2005.023507
- [2]
Successful treatment of severe adrenaline-resistant anaphylactic shock with glucagon in a patient taking a beta-blocker: a case report.케이스리포트Murakami Y, Kaneko S, Yokoyama H, Ishizaki H, Sekino M, Murata H (2021) · DOI: 10.1186/s40981-021-00490-4
- [3]
Refractory anaphylactoid shock potentiated by beta-blockers.일반논문Javeed N, Javeed H, Javeed S, Moussa G, Wong P, Rezai F (1996) · DOI: 10.1002/(SICI)1097-0304(199612)39:4<383::AID-CCD13>3.0.CO;2-E
- [4]
Impact of Outpatient Antihypertensive Medication Use on Epinephrine Resistance in Anaphylaxis.일반논문Snider CS, Hasara SL, Wilson KM, Glueck JA, Barbera AR. (2023) · DOI: 10.7759/cureus.3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