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임신 7주에 황체가 퇴화하지 않고 프로게스테론을 계속 내보내게 하는 신호는 착상한 배아의 영양막 융모에서 분비되는 융모성선자극호르몬(human chorionic gonadotropin, hCG)입니다.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황체는 스스로 퇴화하고, 프로게스테론이 끊기면서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가 월경이 됩니다. 그런데 착상이 일어나면 융모가 융모성선자극호르몬을 내보내 황체를 붙들어 두고, 황체는 프로게스테론을 이어서 분비해 자궁내막을 두껍고 안정된 상태로 유지합니다. 착상된 배아가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이 연결 고리 덕분입니다.
이 호르몬은 착상 직후부터 분비되기 시작해 임신 초기에 빠르게 늘어납니다. 소변이나 혈액으로 하는 임신반응검사가 잡아내는 표적이 바로 이 호르몬이어서, 월경이 늦어진 직후에도 임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신 10~12주 무렵이 되면 태반이 충분히 자라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을 직접 만들어 내면서 황체의 역할을 넘겨받습니다. 이 시기를 지나면 황체가 물러나도 임신은 유지됩니다.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는 호르몬을 갈라 두겠습니다. 황체형성호르몬(luteinizing hormone, LH)은 뇌하수체에서 나와 배란을 일으키고 황체를 만들어 내는 호르몬이지만, 임신이 성립한 뒤에는 오히려 분비가 눌립니다. 프로락틴(prolactin)은 유방에서 젖이 만들어지도록 준비시키는 호르몬이고, 사람태반락토젠(human placental lactogen, hPL)은 태반에서 나와 모체의 당과 지방 대사를 바꾸어 태아에게 포도당이 더 가도록 만드는 호르몬입니다. 에스트로겐은 임신 중 양이 크게 늘지만 황체를 붙들어 두는 신호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즉 황체를 만드는 호르몬과 황체를 지켜 내는 호르몬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이 문항의 핵심입니다.
임상에서는 이 호르몬의 변화가 임신 경과를 읽는 단서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십시오. 정상 자궁내임신에서는 초기에 뚜렷하게 증가하지만 자궁외임신이나 계류유산에서는 증가 폭이 둔해지고, 포상기태나 다태임신에서는 유난히 높게 나타납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