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자간전증(preeclampsia)의 출발점은 임신 초기의 태반 형성 이상입니다. 정상 임신에서는 영양막이 나선동맥을 깊이 침습해 혈관을 넓고 저항이 낮은 통로로 바꾸어 놓지만, 자간전증에서는 이 개조가 충분히 일어나지 않아 태반 관류가 부족해집니다. 허혈 상태가 된 태반은 혈관내피에 작용하는 물질을 혈류로 내보내고, 그 결과 전신의 혈관내피가 손상되면서 혈관연축과 혈관 투과성 증가가 나타납니다. 자간전증이 고혈압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장기를 함께 침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신장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이 문항의 핵심입니다. 사구체 모세혈관의 내피세포가 부어오르는 사구체내피증이 생기면 여과막의 선택성이 무너져 혈장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갑니다. 이것이 단백뇨입니다. 단백질이 계속 소실되면 혈장 알부민이 줄어 혈관 안으로 물을 붙잡아 두는 교질삼투압이 떨어지고, 여기에 손상된 혈관의 투과성 증가가 더해져 수분이 간질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얼굴과 손까지 붓는 전신 부종이 나타나고, 혈관 안은 오히려 비어 혈액이 농축되면서 헤마토크리트가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됩니다.
정상 임신의 신장 변화와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정상 임신에서는 신장 혈류와 사구체여과율이 늘어 혈청 크레아티닌과 요소질소가 오히려 낮아지고, 프로게스테론과 자궁 압박으로 요관이 늘어나 생리적 수신증이 생깁니다. 이는 단백뇨와 무관한 변화입니다. 자간전증에서는 반대로 사구체여과율이 떨어져 크레아티닌이 오르고 요산이 상승합니다.
다른 장기의 소견도 같은 기전으로 설명됩니다. 간에서는 피막이 늘어나 상복부와 우상복부 통증이, 뇌에서는 부종과 과민으로 두통과 시야 변화가, 혈액에서는 혈소판 소모가 나타납니다.
임상에서 주의할 점은 부종만으로 중증도를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종은 정상 임신에서도 흔하므로 혈압, 단백뇨, 혈소판, 간효소, 크레아티닌과 자각 증상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덧붙여 자간전증의 위험요인을 알아 두면 산전관리에서 조기 발견이 쉬워집니다. 초임부, 이전 임신에서의 자간전증 병력, 만성 고혈압과 신질환, 당뇨병, 다태임신, 비만, 고령 임신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임부에게는 매 방문마다 혈압과 소변 단백을 확인하고, 두통과 시야 변화, 상복부 통증,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같은 증상을 스스로 알아차려 보고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대비입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