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태반은 태아와 모체를 잇는 통로일 뿐 아니라 임신을 유지하고 태아 성장을 돕는 내분비 기관입니다. 이 문항이 묻는 사람태반락토젠(human placental lactogen, hPL)은 임신이 진행될수록 분비가 늘어나며, 모체 조직에서 인슐린이 잘 듣지 않게 만드는 항인슐린 작용을 합니다. 그 결과 모체는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고, 혈중에 남은 포도당은 태아에게 우선적으로 공급됩니다. 태아 성장에는 유리한 장치이지만, 췌장이 이 저항을 이겨낼 만큼 인슐린을 더 만들어 내지 못하면 임신성 당뇨병(gestational diabetes mellitus)이 나타납니다. 임신 중기 이후에 임신성 당뇨병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이유가 바로 이 호르몬의 분비가 그 무렵부터 뚜렷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태반 호르몬들과 구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융모성선자극호르몬(human chorionic gonadotropin, hCG)은 수정란 착상 직후부터 영양막에서 분비되어 황체를 유지시키고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이어 가게 합니다. 소변과 혈액 임신반응검사가 검출하는 것이 바로 이 호르몬이며, 포상기태와 자궁외임신의 추적에도 쓰입니다. 프로게스테론은 자궁근의 수축을 억제해 임신을 유지하고 유방 소엽을 발달시키며, 위장관과 정맥의 평활근도 이완시켜 변비와 정맥류 같은 불편감의 배경이 됩니다. 에스트로겐은 자궁 성장과 자궁태반 혈류 증가, 유방 관 발달을 담당합니다.
옥시토신은 태반이 아니라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며 자궁수축과 유즙 사출반사에 관여하므로 태반 호르몬과 구분해야 합니다.
임상에서 기억할 점은, 인슐린 저항이 태반에서 비롯되므로 태반이 만출되면 그 저항이 급격히 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임신성 당뇨병으로 인슐린을 맞던 산모가 분만 직후 인슐린 요구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덧붙여 태반이 하는 일 전체를 한 번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태반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호흡 기능, 포도당과 아미노산을 전달하고 노폐물을 내보내는 영양·배설 기능, 모체 항체를 넘겨주는 면역 기능,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내분비 기능을 함께 수행합니다. 다만 태반이 모든 물질을 걸러 주는 완전한 장벽은 아니어서 알코올, 니코틴, 많은 약물, 일부 바이러스는 그대로 통과합니다. 임부에게 태반을 방어벽으로만 설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