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세균성 질증은 질 안을 지키던 유산균이 줄고 혐기성 세균이 많아져 균형이 깨진 상태로, 뚜렷한 염증 없이 분비물과 냄새만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건강한 질에는 유산균이 우세하게 자라면서 글리코겐을 분해해 젖산을 만들어 질 내부를 산성으로 유지합니다. 이 산성 환경이 다른 세균이 자라지 못하게 막아 주는 방어벽입니다. 잦은 질 세척이나 항생제 사용 등으로 유산균이 줄면 산성도가 떨어지고, 그 틈에 혐기성 세균이 늘어납니다. 이 세균들은 아민이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아민은 알칼리 환경에서 공기 중으로 잘 날아갑니다. 그래서 알칼리성인 정액에 닿는 성교 뒤나 월경 중에 생선 비린내가 심해지고, 검사에서 수산화칼륨을 떨어뜨리면 같은 원리로 냄새가 확 강해집니다. 또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 아니라 균형이 깨진 상태이므로, 질 점막이 붉게 붓거나 심하게 가렵지 않다는 점도 세균성 질증의 특징입니다. 분비물이 늘고 냄새가 나는데 가렵지는 않다는 호소가 나오면 이 질환을 먼저 떠올리면 됩니다.
그래서 회백색의 묽은 분비물과 생선 비린내를 호소하는 이 여성에게 의심할 것은 3번 세균성 질증입니다.
1번 칸디다 질염은 곰팡이 감염으로 치즈처럼 덩어리진 흰 분비물과 심한 소양감이 특징입니다. 2번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원충 감염으로 거품이 섞인 황록색 분비물과 악취, 따가움이 나타납니다. 4번 위축성 질염은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줄어 질 점막이 얇아진 상태라 건조감과 성교통이 주 증상입니다. 5번 클라미디아 자궁경부염은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분비물 성상만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헷갈리는 짝은 분비물의 성상입니다. 회백색에 묽고 냄새가 나면 세균성 질증, 흰 덩어리에 심하게 가려우면 칸디다 질염, 황록색 거품이면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라고 색과 모양 하나씩만 붙여 외우면 구별됩니다.
임상에서 놓치기 쉬운 점은 예방 교육입니다. 질 세척은 유산균까지 씻어 내 재발을 부르므로 하지 않도록 하고, 통풍이 되는 면 속옷을 입도록 권합니다. 또 임신부에게 세균성 질증이 있으면 조기진통이나 조기양막파수와 관련될 수 있으므로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도록 안내하고, 처방된 항생제는 증상이 좋아져도 끝까지 복용하게 합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회백색의 묽은 분비물에 생선 비린내가 나면 세균성 질증입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