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임신을 하면 혈액량이 크게 늘어납니다. 그런데 혈장이 약 50% 늘어나는 동안 적혈구는 약 30%만 늘기 때문에, 혈액이 묽어지면서 혈색소와 적혈구용적률이 떨어져 보입니다. 이것을 생리적 빈혈 또는 혈액희석이라고 부르며, 임신 중기에 가장 뚜렷합니다. 생리적 현상이므로 치료 대상이 아닙니다.
문제는 이 생리적 변화와 실제 철결핍빈혈을 구분하는 일입니다. 구분의 첫 번째 잣대는 기준값입니다. 임신 중 빈혈은 혈색소 11g/dL 미만 또는 적혈구용적률 33% 미만으로 정의하며, 임신 중기에는 다소 완화해 10.5g/dL 미만을 기준으로 삼기도 합니다. 두 번째 잣대는 적혈구의 크기입니다. 생리적 빈혈은 단순히 묽어진 것이므로 평균적혈구용적(MCV)이 정상이지만, 철결핍빈혈은 헤모글로빈을 만들 철이 모자라 적혈구가 작고 창백해지는 소구성 저색소성 빈혈로 나타납니다. 혈청 페리틴이 낮아지는 것도 중요한 지표입니다.
임신 중 빈혈의 대부분은 철결핍빈혈입니다. 태아와 태반, 늘어난 모체 적혈구를 만드는 데 철 요구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빈혈이 있으면 산모는 피로와 어지럼, 창백, 빈맥, 호흡곤란을 겪고, 감염에 취약해지며 분만 시 출혈을 견디는 힘이 떨어집니다. 태아 쪽으로는 조산과 저체중출생 위험이 올라갑니다.
관리는 철분제 증량과 복용 교육입니다. 철분은 공복에 흡수가 가장 잘 되고, 비타민C가 든 오렌지주스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좋아집니다. 반대로 우유, 제산제, 커피와 홍차의 탄닌은 흡수를 방해하므로 시간을 띄우게 합니다. 위장장애가 심하면 소량의 음식과 함께 먹도록 조정합니다. 검은색 변은 정상 반응임을 미리 알려 주어 복용을 중단하지 않게 하고, 변비가 흔하므로 수분과 섬유질 섭취를 함께 교육합니다.
감별해야 할 다른 빈혈도 있습니다. 엽산이나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적혈구가 오히려 커지는 거대적혈구성 빈혈이 나타나므로 평균적혈구용적을 보면 방향이 반대입니다. 급성 출혈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혈보다 경구 철분 보충이 우선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