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분만이 가능한지를 판단할 때 우리가 실제로 보는 것은 골반의 겉 크기가 아니라 태아가 지나가는 통로, 즉 진골반(true pelvis)의 안쪽 지름입니다. 진골반은 위에서부터 골반 입구(pelvic inlet), 골반 중앙(mid pelvis), 골반 출구(pelvic outlet)의 세 층으로 나뉘고, 각 층마다 좁아지는 지점이 다릅니다.
골반 입구에서 임상적으로 쓰는 값은 대각결합선(diagonal conjugate)입니다. 내진으로 천골갑에서 치골결합 아래 가장자리까지를 재며 12.5cm 이상이면 입구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1.5~2cm를 뺀 값이 산과적 진결합선(obstetric conjugate)으로, 아두가 실제로 통과하는 입구의 최단 지름입니다. 반면 치골결합의 위 가장자리에서 천골갑까지를 재는 해부학적 진결합선은 시신에서나 잴 수 있어 임상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골반 중앙에서 가장 좁은 곳이 바로 양쪽 좌골극을 이은 좌골극간경(interspinous diameter)입니다. 평균 10.5cm이며 산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좁기 때문에, 아두가 이 지점을 지나면 분만의 큰 고비를 넘겼다고 봅니다. 좌골극이 유난히 튀어나와 있으면 아두 하강이 멈추면서 분만 2기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골반 출구에서는 양쪽 좌골결절 안쪽을 이은 좌골결절간경(횡경)이 기준이며 8cm 이상이면 좁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출구가 다소 좁을 때 쪼그려 앉기나 다리를 배 쪽으로 깊게 굽히는 자세를 취하면 출구 지름이 조금 넓어집니다.
임상에서 좌골극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선진부 하강도(station)의 기준점이기 때문입니다. 선진부의 가장 아래 부분이 좌골극 높이에 있으면 하강도 0으로 기록하고, 그보다 위면 -, 아래면 +로 표시합니다. 하강도 0은 곧 선진부가 골반의 가장 좁은 곳까지 내려왔다는 뜻이므로, 진입(engagement)이 이루어졌다는 판단 근거가 됩니다. 골반 계측값을 외울 때는 입구 12.5cm, 중앙 10.5cm, 출구 8cm를 위에서 아래로 이어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