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병태생리
심전도에서 P파와 QRS군이 서로 무관하게 나타나는 소견은 방실 차단(atrioventricular block), 그중에서도 3도 방실 차단(complete AV block)을 시사합니다. 정상 전도에서는 동방결절(sinus node)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가 방실결절(AV node)을 거쳐 심실로 전달되므로 P파와 QRS군이 일정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3도 방실 차단에서는 방실결절을 통한 전도가 완전히 차단되어 심방은 동방결절의 지배를 받아 독립적으로 뛰고, 심실은 방실결절 아래쪽의 접합부 탈출리듬(junctional escape rhythm)이나 심실 탈출리듬(ventricular escape rhythm)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 결과 P파와 QRS군이 각각 자기 속도대로 나타나며, 심실박동수는 탈출리듬의 고유 속도에 따라 결정됩니다[2].
이 환자의 심실박동수는 34회/분으로, 정상 심박출량을 유지하기에는 지나치게 느립니다. 심박출량(cardiac output)은 일회박출량(stroke volume)과 심박수의 곱으로 결정되는데, 심박수가 40회/분 미만으로 떨어지면 일회박출량이 보상적으로 증가하더라도 한계가 있어 뇌관류가 감소합니다. 그 결과 어지럼(dizziness)과 실신 직전 상태(presyncope)가 나타나며, 이는 혈역학적 불안정(hemodynamic instability)의 중요한 신호입니다[2].
치료의 원리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서맥의 응급 처치 원칙은 심박수를 빠르게 올려 심박출량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아트로핀(atropine)은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동방결절의 자동능(automaticity)을 높이고 방실결절의 전도 속도를 증가시키는 약물입니다. 다만 3도 방실 차단에서 방실결절 자체가 전도 차단의 주된 부위인 경우 아트로핀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 아트로핀 투여와 동시에 또는 아트로핀이 효과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경피 심박조율(transcutaneous pacing)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2].
심박조율은 외부에서 전기 자극을 가해 심실을 직접 탈분극시킴으로써 심박수를 인위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3도 방실 차단으로 인한 심한 서맥에서는 약물만으로 심박수를 충분히 회복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경피 심박조율은 응급실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일차적 전기 치료입니다. 근거 자료에서도 중증 서맥 환자에서 일시적 심박조율(temporary pacing)이 혈역학적 안정을 유지하고 신속한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2][3]. 특히 마취나 수술과 같은 상황에서 전도 장애로 인한 중증 서맥이 있는 환자는 심박조율 장비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3].
오답 분석
베타차단제(2번)는 교감신경의 베타 수용체를 차단하여 심박수와 심근 수축력을 감소시키는 약물입니다. 이미 심박수가 34회/분으로 심각하게 낮은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투여하면 심박수를 더욱 떨어뜨려 혈역학적 붕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근거 자료에서도 방실결절 차단 약물이 고칼륨혈증과 함께 심한 서맥과 쇼크를 유발하는 BRASH 증후군의 악순환 고리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4].
발살바 조작(Valsalva maneuver, 3번)은 흉강 내압을 증가시켜 정맥 환류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키고, 이후 압력 해제 시 반사성 빈맥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주로 상심실성 빈맥(supraventricular tachycardia)의 급성 종료를 위해 사용되는 미주신경 자극법입니다. 서맥 환자에게는 오히려 심박출량을 더 감소시킬 위험이 있어 금기입니다.
이뇨제(4번)는 체액량을 줄여 전부하(preload)를 감소시키는 약물입니다. 전부하 감소는 심부전이나 폐부종에서 울혈을 완화하는 데 유용하지만, 이 환자의 문제는 체액 과다가 아니라 심박수 감소로 인한 심박출량 저하입니다. 전부하를 줄이면 일회박출량이 더 감소하여 혈압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동기화 심율동전환(synchronized cardioversion, 5번)은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이나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등 빈맥성 부정맥을 종료하기 위해 QRS파에 동기화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시술입니다. 서맥성 부정맥에는 적용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심정지 또는 무맥성 상태에서 시행하는 제세동(defibrillation)과도 구분되어야 합니다.
간호 실무 적용
3도 방실 차단 환자를 간호할 때는 심전도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혈압, 의식 수준, 어지럼, 흉통, 호흡곤란 등 혈역학적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경피 심박조율 패드를 미리 부착해 두면 서맥이 악화될 때 즉시 조율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조율 중에는 전기적 포획(electrical capture)과 기계적 포획(mechanical capture)을 확인해야 하는데, 전기적 포획은 심박조율기 스파이크 뒤에 넓은 QRS군이 따라오는 것으로, 기계적 포획은 맥박이 실제로 촉지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아트로핀 투여 시에는 심박수 증가와 함께 입마름, 동공 확대, 요저류 등의 항콜린성 부작용도 관찰해야 합니다[2].
P파와 QRS군이 서로 무관하면 3도 방실차단을 의심한다. 심실박동수가 40회/분 미만이면서 어지럼이나 실신 전 상태가 동반되면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서맥으로 간주한다.
우선 아트로핀 0.5 mg을 정맥 투여하고, 효과가 없거나 지연될 것에 대비해 경피 심박조율 패드를 즉시 부착하여 준비한다.
3도 방실차단에서 차단 부위가 방실결절 아래쪽이면 아트로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약물 투여와 동시에 심박조율을 준비해야 한다. 베타차단제나 발살바 조작은 심박수를 더 떨어뜨리므로 절대 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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