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해설
심전도에서 델타파가 관찰되고 PR 간격이 0.12초 미만으로 단축되며 QRS 폭이 넓어지는 세 가지 특징은 볼프-파킨슨-화이트(WPW) 증후군의 전형적인 소견이다. WPW 증후군은 정상 방실 전도로 외에 켄트 다발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실 우회로가 존재하여 발생하는 심실 조기 흥분 증후군이다.
정상적인 방실결절을 통한 전도는 생리적 지연으로 인해 PR 간격이 정상 범위(0.12~0.20초)를 보이지만, 켄트 다발을 통한 전도는 방실결절을 우회하므로 전도 속도가 매우 빨라 PR 간격이 단축된다. 심실로 빠르게 전달된 전기 신호는 심실 근육의 일부를 먼저 탈분극시켜 QRS파의 시작 부분을 경사지게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델타파이다. 이후 정상 경로를 통해 전달된 전기 신호가 심실 전체를 탈분극시키면서 QRS파의 나머지 부분을 형성하여 전체적으로 QRS 폭이 0.10초 이상으로 넓어지게 된다.
이러한 해부학적 기질은 방실결절과 우회로 사이에 회귀성 회로를 형성하여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 특히 방실 회귀성 빈맥(AVRT)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정상 방실결절을 통해 하행하고 우회로를 통해 상행하는 정방향 방실 회귀성 빈맥(orthodromic AVRT)이 있으며, 이때는 델타파가 소실된 좁은 QRS 빈맥이 나타난다. 반대로 우회로를 통해 하행하고 방실결절을 통해 상행하는 역방향 방실 회귀성 빈맥(antidromic AVRT)은 넓은 QRS 빈맥을 보여 심실빈맥과 감별이 필요하다. 치료는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경우 직류 심율동전환을 시행하고, 안정적인 경우 방실결절 전도를 억제하는 아데노신을 사용할 수 있다. 심방세동이 동반된 경우 우회로를 통한 빠른 심실 반응이 심실세동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어 디곡신이나 베라파밀과 같은 방실결절 차단제는 금기이며, 프로카인아미드와 같은 우회로 불응기를 연장시키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전기적 심율동전환을 시행해야 한다. 근본적 치료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RFCA)을 통해 우회로를 제거하는 것이다.
임상에서는 WPW 증후군 환자의 심전도를 판독할 때 델타파의 극성을 분석하여 우회로의 해부학적 위치를 추정하는 것이 전극도자 절제술 계획에 중요하다. 또한 젊은 환자가 원인 불명의 실신이나 심계항진을 호소할 때 WPW 증후군의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며, 특히 심방세동이 동반된 WPW 증후군은 불규칙하고 매우 빠른 넓은 QRS 빈맥을 보이며 심실세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므로 신속한 감별과 치료가 생명을 좌우한다. 항부정맥제 선택 시 방실결절 차단제의 금기 사항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델타파 — 심실 조기 흥분으로 인해 QRS파 시작 부분이 경사지게 나타나는 심전도 소견. 켄트 다발을 통한 비정상적 심실 탈분극의 첫 신호이다.
켄트 다발 — 심방과 심실 사이에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근육성 전도 다발로, 방실결절을 우회하여 전기 신호를 빠르게 심실로 전달한다.
방실 회귀성 빈맥 — 정상 방실 전도로와 우회로 사이에 형성된 회귀성 회로로 인해 발생하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의 한 형태이다.
정방향 방실 회귀성 빈맥 — 전기 신호가 방실결절을 통해 심실로 하행하고 우회로를 통해 심방으로 상행하는 AVRT 유형. 빈맥 시 QRS파가 좁은 것이 특징이다.
심실 조기 흥분 증후군 — 방실 우회로로 인해 심실의 일부가 정상 경로보다 먼저 흥분되는 상태를 총칭하며, WPW 증후군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