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 해설
보건의료서비스는 일반 상품과 다른 성질을 여럿 지니고 있어서 시장에만 맡겨 두면 자원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습니다. 국가가 면허 제도를 두고 건강보험을 운영하며 가격과 공급에 개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역사회간호에서 보건의료체계를 공부하실 때 이 특성을 먼저 정리해 두시면 뒤에 나오는 제도와 정책이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은 서비스에 관한 정보가 제공자와 소비자 사이에 크게 치우쳐 있다는 뜻입니다. 환자는 자신에게 어떤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지, 그 양이 얼마나 되어야 적당한지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공자가 권하는 대로 따르게 되고, 결과적으로 공급자가 수요까지 만들어 내는 공급자 유인 수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줄이려고 면허 제도로 자격을 제한하고, 진료 표준과 급여 심사 제도를 두며, 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합니다.
나머지 특성도 갈라 두겠습니다. 수요의 불확실성은 언제 아플지, 얼마나 큰 비용이 들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성질입니다. 개인이 혼자 대비하기 어려우므로 여럿이 위험을 나누어 지는 건강보험이 필요해집니다. 공급의 독점성은 면허를 가진 사람만 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 공급이 자유롭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성질입니다. 외부효과는 한 사람의 의료 이용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준다는 성질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이 늘면 접종하지 않은 사람의 감염 위험까지 낮아지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예방접종이나 감염병 관리처럼 외부효과가 큰 영역은 국가가 비용을 대고 사업으로 제공합니다. 노동집약적 생산은 서비스가 사람의 손을 많이 거쳐 만들어져 인력 수급과 인건비가 비용 구조를 좌우한다는 성질입니다.
헷갈리기 쉬운 짝을 짚어 드리겠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른다'는 문제이고, 수요의 불확실성은 '언제 필요해질지 모른다'는 문제입니다. 문항에서 환자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서술이 나오면 앞쪽으로, 질병 발생 시기와 비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서술이 나오면 뒤쪽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임상에서 주의할 점은 지역사회간호사의 역할입니다. 정보의 치우침이 큰 만큼 주민이 검사와 치료의 내용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설명하고, 필요하면 대신 물어봐 주는 옹호 활동이 필요합니다. 건강정보를 읽고 판단하는 힘이 약한 노인과 외국인 주민에게는 이런 도움이 특히 중요합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