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현장의 다수 사상자(mass casualty) 상황에서는 평소 응급실에서 하는 것처럼 ‘가장 중증인 대상자부터’ 접근하면 안 됩니다.
중증도 분류(triage)의 목표는 제한된 의료 자원으로
최대 다수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 따라서 생존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즉시 처치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대상자를 가장 먼저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보기별 분류 판단
| 보기 | 상태 | 분류 | 처치 우선순위 |
|---|
| 1 | 팔 골절, 의식 명료 | 지연 처치 가능 | 낮음 |
| 2 | 찰과상, 보행 가능 | 경증 | 가장 낮음 |
| 3 | 안면 열상, 출혈 정지 | 지연 처치 가능 | 낮음 |
| 4 | 긴장성 기흉, 심한 호흡곤란 | 즉시 처치 필요 | 최우선 |
| 5 | 호흡·맥박 없음 | 사망 또는 소생 불가능 | 처치 보류 |
정답이 4번인 이유
긴장성 기흉(tension pneumothorax)은 흉막강 안에 공기가 한 방향으로만 유입되어 갇히면서 종격동(mediastinum)이 반대쪽으로 밀리고, 대정맥이 꺾여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 환류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입니다. 호흡곤란과 함께 순환 부전이 빠르게 진행하므로
바늘 감압(needle decompression)이나 흉관 삽입 같은 즉각적인 처치 없이는 수 분 내에 사망할 수 있습니다. 재난 현장의 1차 분류에서 호흡은 있으나 분당 호흡수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호흡 보조근을 사용하거나, 청진상 한쪽 호흡음이 사라진 대상자는 ‘즉시 처치(immediate)’ 범주로 분류됩니다 .
반면 5번 보기처럼 호흡과 맥박이 모두 없는 대상자는 재난 상황에서는 사망으로 간주하여 처치를 보류합니다. 자원이 제한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에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면, 생존 가능성이 있는 다른 대상자에게 제공할 처치가 지연되기 때문입니다 .
혼동 주의! 병원 응급실에서는 무호흡·무맥박 대상자에게 즉시 CPR을 시작하지만, 다수 사상자 재난 현장의 분류 원칙은 다릅니다.
분류 도구와 공통 원리
재난 현장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1차 분류 도구로는
START(Simple Treatment and Rapid Transport), JumpSTART, Triage Sieve, 스페인의 META 등이 있습니다 . 도구마다 세부 기준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생리적 지표를 빠르게 평가하여 다음 네 범주로 나눕니다.
| 분류 범주 | 의미 | 처치 시점 |
|---|
| Immediate (Red) | 생존 가능하나 즉시 처치 필요 | 현장에서 즉시, 최우선 이송 |
| Delayed (Yellow) | 안정적이나 처치 필요 | 수 시간 내 |
| Minor (Green) | 보행 가능, 경증 | 지연 가능 |
| Deceased (Black) | 호흡·맥박 없음 | 처치 보류 |
START에서는 보행 가능 여부, 분당 호흡수, 모세혈관 재충전 시간 또는 요골 맥박, 지시 수행 여부를 순서대로 평가합니다. 호흡수가 분당
30회 초과이거나
10회 미만이면 즉시 처치 대상으로 분류합니다 . 긴장성 기흉 대상자는 이 호흡 평가 단계에서 비정상으로 걸러지며, 기도 확보나 호흡 보조가 필요한 상태로 확인됩니다.
이송 우선순위와 병원 단계의 연결
재난 현장의 분류는 이송 순서를 정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즉시 처치 범주로 분류된 대상자는 현장에서 최소한의 생명 유지 처치를 시행한 뒤 가장 먼저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 스페인의 META 분류법은 중증 외상 대상자를 야전 의료소(advanced medical post)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술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흐름을 도입하여 이송 지연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 이는 긴장성 기흉처럼
병원 도착 후 신속한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대상자일수록 현장 체류 시간을 줄이는 것이 생존율에 중요하다는 원리를 반영합니다.
독일의 다발성 외상 진료지침에서도 중증 손상 환자의 병원 전 단계 처치와 병원 내 처치가 표준화된 흐름으로 연결될 때 치료 성적이 좋아진다고 강조합니다 . 즉, 재난 현장에서 ‘누구를 먼저 보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분류는 병원 도착 후의 처치 자원 배분과도 직결됩니다. 긴장성 기흉 대상자는 병원에 도착하면 흉관 삽입과 같은 확정적 처치를 받을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 가장 먼저 이송해야 할 대상자에 해당합니다.